윤석민, 2년 전에 이미 ‘빅리거’ 검증

입력 2013-10-2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KIA 윤석민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무리수로 보인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장기적으로 윤석민을 주시했기에 관심을 접지 않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ML 컵스·트윈스서 긍정적 반응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언감생심’
스카우트, PTS 통해 미래가치 주목
완전 FA도 메이저리그 진출에 이점

KIA 윤석민(27)은 올 시즌 30경기(선발등판 11회)에서 3승6패7세이브, 방어율 4.00을 기록했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은 언감생심이다. 그러나 21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전문웹진 랜트스포츠가 또다시 미네소타 트윈스의 윤석민 영입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미국 언론에서 꾸준히 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로선 시카고 컵스와 미네소타가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진했던 올해 성적에도 불구하고 윤석민의 빅리그 진출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포스팅 금액이 필요 없는 완전 프리에이전트(FA)라는 장점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한 가지 주목할 사실이 있다. 이미 윤석민은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컵스를 포함한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일찌감치 윤석민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는 게 빅리그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시계를 돌려보자. 윤석민은 2011시즌 27경기에서 17승5패1세이브, 방어율 2.45를 기록했다. 그 뒤 ‘윤석민이 2012시즌 뒤 구단 동의 아래 미국 진출을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본격적으로 ‘윤석민 탐구’에 들어갔다. 복수의 구단이 국내 스포츠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를 통해 2011년 윤석민의 PTS(Pitch Tracking System) 분석 자료를 구해갔다.

빅리그 동향에 밝힌 한 소식통은 “류현진(LA 다저스)이 포스팅에 나오기 이전에도 빅리그 구단들이 스포츠투아이의 자료를 통해 윤석민을 철저히 분석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몇 승을 거뒀는지, 방어율이 얼마인지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PTS를 통해 윤석민의 진가를 확인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스카우트들은 윤석민의 슬라이더라면 충분히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봤고, 일부는 류현진보다 성공 가능성을 더 높게 보기도 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2시즌 후 윤석민이 포스팅에 나왔다면 컵스가 제일 적극적이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PTS는 윤석민의 구종별 초속과 종속, 릴리스포인트, 로케이션 등 그의 투구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다.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다른 투수들과 비교하면 구속이 워낙 빠를 뿐 아니라 떨어지는 각도 역시 훨씬 크다. 주목할 사실은 류현진의 ‘명품 체인지업’보다 윤석민의 ‘명품 슬라이더’를 더 높이 평가했다는 점이다.

빅리그 구단들은 윤석민이 현재보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을 때 어떤 볼을 던져서 어떻게 타자를 상대할 것인지, 즉 미래가치에 주목한다. 그런 측면에서 윤석민은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