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피플] 진갑용, 국내포수 최다 ‘6번째 챔프반지’ 대야망

입력 2013-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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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포수 진갑용(왼쪽)과 마무리 오승환의 승리 세리머니를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볼 수 있을까. 진갑용은 “두산은 나를 버렸다. 내 친정팀은 OB일 뿐”이라며 6번째 우승 반지에 대한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S 우승땐 박경완 넘어 최다우승 포수
긴 휴식으로 무릎·종아리 통증도 회복
“친정 두산? 내 친정은 OB” 전의 활활

“제가 선발 나가겠습니까. 그래도 언제 나갈지 모르니 준비는 잘 해야죠.”

1990년대까지 항상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준우승만 차지하던 삼성은 진갑용(39)이라는 걸출한 포수가 들어온 뒤로 우승의 갈증을 풀어내기 시작했다. 2002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2005∼2006년, 2011∼2012년 우승의 순간에 항상 진갑용이 안방을 지켰다. 그의 다섯 손가락 모두에는 훈장처럼 우승 반지가 끼워져 있다. 은퇴를 선언한 박경완과 역대 포수 최다 우승 타이기록. 이번에 다시 우승한다면 진갑용은 단독으로 한국프로야구 최다 우승 포수에 등극한다.


● 언제나 설레는 한국시리즈

산전수전을 다 겪은 불혹의 안방마님이지만, 한국시리즈는 여전히 설렌다. 생애 9번째 한국시리즈 무대, 6번째 우승 기회를 앞두고 22일 팀 훈련을 소화한 진갑용은 “우승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또 한번 도전해보겠다”며 포수 장비를 챙겼다. 올 시즌 그는 종아리와 무릎 통증에 시달렸다. 쉬는 게 상책이지만 마음 놓고 쉴 수 없는 포지션이 바로 포수다. 나을 만하면 다치고, 호전될 만하면 덧났다. 야구를 한 뒤로 수만 번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했으니 무릎과 종아리도 성할 리가 없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낸 덕분에 그동안 잘 쉬었다. 종아리와 무릎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류중일 감독도 “선발로 내보내도 될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며 백전노장 안방마님의 컨디션 회복을 반겼다. 진갑용은 “몸은 괜찮다. 안 괜찮으면 또 어떡할 거냐. 아파도 해야지”라며 맏형다운 넉넉한 웃음을 지었다.


● 두산이 친정? 내 친정은 OB!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공교롭게도 친정팀 두산이다. 감회가 새로울 법도 하다. 그러나 진갑용은 “두산? 이젠 아무런 느낌도, 감정도 없다”며 “정확히 말하자면 내 친정팀은 OB다. 두산은 반년 만에 나를 삼성으로 보내버렸다. 난 OB밖에 생각 안 난다”며 웃었다. 1998년 1차지명을 받고 OB에 입단했지만 이듬해인 1999년 구단명이 두산으로 바뀌자마자 시즌 중반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벌써 14년 전 얘기다. 과거 친정팀에 대한 느낌이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우리와 싸워야 할 두산만 생각할 뿐이다.”

진갑용은 두산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두산은 만만한 팀이 아니다. 2010년 플레이오프 때도 5차전까지 혈투를 벌이면서 녹초가 됐다. 이번에도 보니까 두산은 역시 위기에 강하더라. 분위기를 띄워주면 안 되겠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주전도 아니고 선발 나가겠나”라며 너스레를 떨더니 “선발이든, 백업이든 나가기만 하면 맡은 바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이번엔 우리 전력이 부상자도 많아서 베스트가 아니다. 그래서 감독님이 경기 도중 대타나 대수비, 대주자 등을 요소요소에서 쓰시지 않겠나. 선발은 아니더라도 많이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두산에 빠른 선수들이 많아서 더 많이 준비를 해야겠다.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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