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웽거 감독. 사진출처|아스널 공식사이트
경기 전까지만 해도 아스널의 런던 홈구장 에미리츠스타디움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잔칫상도 마련돼 있었다. 8월 프리미어리그 시즌 개막전에서 애스턴 빌라에 1-3으로 패한 뒤 아스널은 두 달여 간 12경기 무패(10승2무)를 달렸다. 결전을 앞두고 웽거는 “수많은 생일 축하 전화와 메시지를 받았지만 가장 기대하는 선물은 승리”라고 했다.
하지만 웽거는 가장 우울한 생일을 보냈다. 아스널은 당초 예상과 달리 도르트문트에 1-2로 무너졌다. 대회 첫 패배와 함께 조별리그 2연승이 깨졌다.
유럽축구 여름이적시장 최종일, 레알마드리드(스페인)에서 전격 영입한 독일산 ‘테크니션’ 메수트 외질은 독일 축구 특유의 압박과 조직력을 앞세운 도르트문트에 힘을 전혀 쓰지 못했다. 결국 아스널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37분 도르트문트 특급 레반도프스키에 결승골을 내줬다. 월콧-포돌스키-체임벌린 등 주력선수들이 대거 부상을 입고 전열을 이탈한 영향도 컸지만 ‘독일을 가장 잘 알던’ 외질이 봉쇄된 게 가장 뼈아팠다. 지난 시즌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뒤 정상 재도전을 천명한 도르트문트의 클롭 감독은 한 술 더 떠 “웽거 감독 생일이 하필 그 날이었을 뿐”이라며 아스널의 속을 긁었다.
남장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