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악착같이 뛰는 김신욱, 스스로 공간을 창출하다

입력 2013-11-1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신욱(오른쪽)은 홍명보 감독의 쓴소리를 실력 향상의 기회로 삼았다. 스위스 평가전 맹활약으로 그는 머리와 발에 모두 능한 유력한 원 톱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4개월만에 무엇이 달라졌나

스위스전 82분간 왕성한 활동량 합격점
간결한 볼 터치에 패스타이밍도 빨라져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연계플레이 발전

김신욱(25·울산 현대)이 4개월 만에 확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김신욱은 15일 스위스와 평가전에서 원 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82분 동안 활약했다.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경기 내내 악착같은 움직임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 외면 받은 이유

김신욱은 7월 동아시안 컵 이후 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홍 감독은 당시 “김신욱이 들어오면 우리 플레이가 단순해진다. 상대에게 우리 전술을 알려주고 경기한다면 아주 치명적이다”는 말로 그를 중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김신욱에게 ‘이대로라면 대표팀 선발은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동시에 홍 감독도 과제를 떠안았다. 지난 4개월 간 홍 감독은 김신욱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장신(196cm)으로 위력적인 공중 장악력을 가졌고, 발 기술도 나쁘지 않은 대형 공격수를 어떻게 대표팀에 녹아들게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 무엇이 달라졌나

가장 중요한 것은 김신욱 스스로 바뀌는 것이었다. 다행히 김신욱은 홍 감독의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대표팀 밖에서 자신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스위스전에서 김신욱의 활동범위는 넓었다. 공격 때 사이드 쪽으로 빠지며 중앙의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줬다. 스위스 진영 왼쪽에서 가운데로 들어가는 이근호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해 헤딩 찬스를 만들어준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패스 타이밍도 빨라졌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개하는 과정에서 김신욱에게 볼이 가면 흐름이 끊기곤 했다. 김신욱은 자신에게 오는 패스를 논스톱으로 연결하려 애썼다. 스위스전에서 김신욱이 볼을 소유한 시간은 지극히 짧았다. 그림 같은 원 터치 패스로 이청용에게 일대일 찬스를 열어주기도 했다.


● 동료들과 의사소통 주효

동료들도 ‘김신욱 사용법’을 이해했다. 김신욱이 아무리 변했다 한들 동료들이 과거처럼 단순히 볼을 띄우기만 하면 소용이 없다. 홍 감독은 이번 소집 때 이 부분을 많이 강조했다. 박태하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김신욱이 홍명보호 스타일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 대표팀의 나머지 선수들도 김신욱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십분 이해한 느낌이다. 홍 감독의 지시도 있었겠지만 김신욱과 선수들끼리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평했다. 홍 감독도 달라진 김신욱을 인정했다. 그는 “동아시안 컵 때는 모든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 안 돼 김신욱의 장점인 헤딩만 살리려 했다. 그러다보니 게임 스피드가 떨어지고 체력적으로 낭비가 됐다. 오늘은 헤딩뿐 아니라 테크닉 면에서도 우수했다. 헤딩보다는 발로 연결할 수 있는 플레이를 했다. 아주 훌륭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