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인사이드] 38세 우완투수 허드슨에 244억 베팅 다저스 겨냥한 ‘SF의 모험’ 성공할까?

입력 2013-11-22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월드시리즈 우승 7회에 빛나는 명문 구단이다. 내셔널리그(NL)에선 11차례 정상에 오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우승 회수다. 월드시리즈 진출만 따지면 19차례로 카디널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특히 2010년과 2012년 우승으로 ‘영원한 라이벌’ LA 다저스에 우위를 보였다. 다저스는 18번 월드시리즈에 나가 7차례 우승했다.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 2013시즌 자이언츠는 76승(86패)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NL 서부지구 우승팀 다저스와는 무려 16경기나 차이가 났다. 팀 방어율 4.00으로 22위, 629득점으로 21위에 머무는 등 공수 양면에 걸쳐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특히 선발진의 부진이 시즌 내내 자이언츠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24세의 좌완 매디슨 범가너가 13승9패(방어율 2.77)로 제 몫을 다했을 뿐 맷 케인(8승10패·방어율 4.00), 팀 린스컴(10승14패·방어율 4.37), 라이언 보글송(4승6패·방어율 5.73), 배리 지토(5승11패·방어율 5.74) 등 나머지 선발요원들은 약속이나 한 듯 4점대 이상의 방어율에 승률 5할 미만에 그쳤다. 그나마 시즌 막판 선발로 나선 유스메이로 페티트가 9월 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1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두는 등 4승1패, 방어율 3.56을 기록한 것이 위안이었다.

시즌을 마치자마자 지토, 보글송과 결별을 선언한 자이언츠는 38세의 노장 팀 허드슨을 2년간 2300만달러(약 244억원)의 파격적 조건으로 영입했다. 올 시즌 NL 우승팀 카디널스가 20대 초중반의 영건들을 앞세워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것과는 대조적 행보다.

2000년대 초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마크 멀더, 지토와 함께 ‘영건 3총사’를 이뤘던 허드슨은 데뷔 후 6년 동안 92승39패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우완투수로 자리매김했다. 14년간 통산 성적은 205승111패, 방어율 3.44. 2008년 카디널스에서 은퇴한 멀더가 103승, 내년 시즌 진로가 불투명한 지토가 165승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3총사 중 최고의 활약이다. 특히 지토는 자이언츠와 7년간 1억2600만달러(약 1336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체결하고도 63승80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겨 팬들을 실망시켰다.

허드슨은 7월 25일 뉴욕 메츠전에서 오른 발목 골절상을 당해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또 2011년에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자이언츠의 선택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아무리 경험이 풍부할지라도 2013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받은 900만달러보다 250만달러나 많은 1150만달러의 연봉을 자이언츠가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범가너를 제외한 자이언츠의 나머지 2∼4선발이 내년 시즌 받게 될 연봉은 5000만달러(약 530억원)를 훌쩍 넘게 됐다. 헌터 펜스와 파블로 산도발 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강타자가 부족한 현실에서 4선발에게 1150만달러의 연봉을 보장한 것은 무리수임에 분명하다.

백전노장 허드슨으로 선발진 보강을 마친 자이언츠의 선택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2년 만에 다시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지만,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막강 선발진을 보유한 다저스의 벽을 넘기에는 자이언츠의 전력에 빈틈이 많아 보인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