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영동권역 발전계획 중 하나로 잠실종합운동장 일부 부지에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야구경기가 열리고 있는 잠실야구장 모습. 스포츠동아DB
야구·공연 가능한 복합시설 청사진
현 야구장 철거·자본 유치 등 숙제
3천억대 고척돔 예산의 2배 더 들듯
‘유지비 떠안을라’ 구단들은 신중론
서울시가 영동권역 발전계획 중 하나로 잠실종합운동장 일부 부지에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영동 국제회의전시(MICE) 복합단지 조성 계획안’을 마련하면서 현재의 야구장을 허무는 대신 돔구장과 체육관을 신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이 구체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서울시의 계획 일부가 공개되면서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잠실돔구장의 현실화 가능성은?
서울시는 삼성동 코엑스(KOEX) 맞은편에 위치한 한국전력 부지를 활용해 영동 국제회의전시 복합단지를 구성한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잠실종합운동장 부지까지 계획에 포함시켰다. 주경기장은 상징성을 고려해 남겨두고, 야구장은 돔구장을 건설해 대체할 방침이다. 돔구장이 들어서면 야구뿐 아니라 각종 공연이 가능한 복합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았고,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선 실현 가능성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LG와 두산 구단 관계자 모두 21일 “돔구장 건설 계획은 처음 듣는 얘기다. 만약 사업이 구체화된다면 프로야구 경기가 차질 없이 열릴 수 있도록 현 야구장의 철거시점 등에 대한 논의는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단계에선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 건설재원과 분담 주체는?
서울시는 이 사업을 진행할 경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전망이다. 현재 건설 중인 고척돔에는 27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건립추진단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이 들었다. 올해는 시설개선공사를 위해 4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집행하기도 했다. 잠실종합운동장에 돔구장이 들어설 경우 고척돔보다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 2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추진단계에서부터 잡음이 많았던 고척돔 활용을 놓고도 현재 크게 고민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혈세를 낭비하며 또 하나의 돔구장을 건설할 필요가 있는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엄연히 존재한다. 돔구장은 건설하는 데도 큰 돈이 들지만, 유지·보수에도 매년 적잖은 비용을 써야 한다. 그 부담은 결국 돔구장을 사용할 프로구단들이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사용주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두산과 LG 등은 잠실돔구장 건설 계획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