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시진 감독이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3 동아스포츠대상’에 참석해 기념사인을 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허구연위원에 주례 부탁 성과도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3 동아스포츠대상’에 참석한 롯데 김시진 감독은 유독 쑥스러워했다. “내가 뭘 좀 써야 할 것이 있다”며 행사장 구석으로 가더니 친필로 봉투에다 받는 사람들의 이름을 적었다. 장남 재현 군의 청첩장이었다.
김 감독은 1남1녀를 두고 있는데, 아들이 먼저 장가를 가는 것이다. 21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식을 올린다. 평범한 회사원인 아들과 미대 출신 예비 며느리의 만남이다. 김 감독은 “10월 25일 상견례를 했는데, 12월 말이 아니면 도저히 결혼식 날이 안 잡히더라”고 밝혔다. 11월에는 마무리캠프를 갔고, 12월 중순까지는 각종 시상식이 이어진다. 이어 내년 1월부터는 롯데가 해외스프링캠프를 떠나는 일정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12월 21일로 선뜻 결혼식 날을 잡아준 사돈 내외에게 김 감독은 감사를 표시했다.
사돈 내외가 권영호 전 수석코치의 지인이어서 상견례 때 권 전 코치가 자리를 같이 했다. 비록 권 전 코치가 롯데를 떠났지만, 김 감독과의 돈독한 관계는 변함없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동아스포츠대상에서 처음 청첩장을 돌린 것”이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동아스포츠대상을 통해 주례도 섭외하는 또 하나의 ‘성과’도 올렸다. 김 감독은 “허구연 위원에게 구두로 부탁은 드렸는데 이날 직접 뵙고 청을 드리니 흔쾌히 허락해줬다”고 말했다. 비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평생을 살아온 김 감독이지만, 아들의 결혼 앞에선 어쩔 수 없는 아버지였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