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마왕’으로 통하는 배틀필드가 4번째 시리즈로 게이머들 앞에 다시 돌아왔다. 이 시리즈가 업그레이드 마왕으로 불리는 이유는 후속작이 나올 때마다 당대의 평균적인 PC 수준을 훌쩍 웃도는 높은 사양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트북이나 슬림형 PC와 같이 상대적으로 게임 구동에 불리한 PC를 가진 게이머들은 배틀필드4에 적합한 새 PC의 구매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아무 물건이나 덜컥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게임 구동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CPU와 그래픽카드의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워낙 많은 제품이 시장에 팔리고 있어서 관련정보에 취약한 일반 소비자라면 골치가 아플 것이다.
인텔+엔비디아 vs AMD+AMD
다만, 현재 시장을 살펴보면 게임에 적합하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물건이 분명 존재한다. CPU의 경우 인텔의 4세대 코어 시리즈(코드명 하스웰), 그리고 AMD의 신형 FX 시리즈(코드명 비쉐라)가 대표적이며, 그래픽카드의 경우엔 엔비디아의 지포스 700 시리즈, 그리고 AMD의 라데온 R9 시리즈를 들 수 있다. 인텔+엔비디아의 조합이 상대적으로 더 흔하긴 하지만, AMD+AMD의 조합은 이른바 ‘가성비’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실속파 게이머들이 선호한다. 특히 이번에 출시된 배틀필드4는 AMD의 하드웨어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13년 12월 현재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대표적인 CPU와 그래픽카드를 인텔+엔비디아 및 AMD+AMD 형식으로 조합, 몇 가지 가격대로 분류해 배틀필드4를 구동하며 성능을 측정해봤다. 이번 테스트는 ‘최상(Best)’의 성능을 내는 조합과 ‘우수(Better)’한 성능을 내는 조합, 그리고 ‘양호(Good)’ 수준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조합으로 나눠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CPU와 그래픽카드 외의 사양은 DDR3 8GB 메모리와 윈도7 64비트 운영체제로 동일하다.
‘최상(Best)’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조합
①인텔 코어 i5-4670K CPU + 엔비디아 지포스 GTX 760 그래픽카드(합계 약 57만원)
제법 게임을 한다는 매니아들이 요즘 많이 취하는 조합이다.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코어 i5-4670K CPU는 약 27만원, 지포스 GTX 760 그래픽카드는 약 30만원 정도로 합계 57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물론 이보다 고사양도 있지만, 투자 비용대비 효율을 생각하면 이 정도가 좋다.
②AMD FX8350 CPU + AMD 라데온 R9 280X 그래픽카드(합계 약 56만원)
8코어를 갖춘 FX8000 시리즈 CPU, 다이렉트X 11.2를 지원하는 라데온 R9 시리즈의 조합이라 멀티코어 연산 및 최신 그래픽기술이 적용된 신작 게임을 주로 하는 게임 매니아들이 선호하는 구성이다. FX8350는 22만원, 라데온 R9 280X은 34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어 합계는 약 65만원이다.
‘우수(Better)’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조합
①인텔 코어 i5-4670K CPU + 엔비디아 지포스 GTX 660 그래픽카드(합계 약 49만원)
그래픽카드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는 게이머들을 위한 조합이다. CPU는 최상 조합과 동일한 코어 i5-4670K이지만 그래픽카드는 8만 원 정도 저렴한 지포스 GTX 660으로 낮췄다. CPU와 그래픽카드 합계 가격은 약 49만 원이다.
②AMD FX8350 CPU + AMD 라데온 R9 270X 그래픽카드(합계 약 47만원)
FX8350 CPU를 유지한 상태에서 그래픽카드를 라데온 R9 270X로 교체한 조합이다. R9 270X는 25만 원 정도에 살 수 있는 제품으로 CPU와 그래픽카드 합계 가격은 약 47만원 정도로 낮아졌다. R9 270X는 R9 280X에 비해 사양이 약간 낮지만 다이렉트X 11.2를 지원한다는 점은 같다.
‘양호(Good)’ 수준의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조합
①인텔 코어 i3-4130 CPU + 엔비디아 지포스 GTX 650 Ti Boost(2GB) 그래픽카드(합계 약 31.5만원)
최소한의 비용 투자로 게이밍 PC를 구성하고자 하는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조합이다. 코어 i3-4130는 13만원 정도에 팔리는 듀얼코어 제품이지만 하나의 코어를 둘로 나눠 쓰는 하이퍼쓰레딩 기술이 적용되어 쿼드코어와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8만 5,000원 정도에 팔리는 지포스 GTX 650 Ti Boost 역시 꾸준한 판매를 보이는 제품이다. 합계는 약 31만 5,000원.
②AMD FX6300 CPU + AMD 라데온 HD 7850(2GB) 그래픽카드(합계 약 32.5만원)
FX6300은 6개의 코어를 CPU로, 8코어를 탑재한 FX8350의 하위 제품이다. 코어의 수에 비해 저렴한 13만 5,000원 정도에 살 수 있어 꾸준한 판매를 보이고 있다. 19만원 정도에 팔리는 라데온 HD 7850은 작년에 나온 구형 제품이긴 하지만 다이렉트X11.2를 지원하지 않는 것 외엔 여전히 쓸만한 성능을 낸다. 합계 가격은 약 32만 5,000원.
실제로 성능 테스트 해보니 ‘역시’
위와 같은 조건으로 분류한 총 4쌍, 8조합의 시스템을 이용해 배틀필드4를 구동, 게임 중의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참고로 평균 30프레임 이상이면 게임을 원활히 즐기는데 문제가 없으며 60프레임 이상이면 더할 나위가 없는 수준이다. 화면 해상도는 1,920 x 1,080, 그래픽 품질은 ‘높음’으로 지정했으며 캠페인 4장의 시작 부분 105초 동안의 자동 진행 부분에서의 프레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인텔 + 엔비디아의 조합에 비해 AMD + AMD의 조합이 한층 나은 프레임 수치를 기록했다. 물론 인텔 + 엔비디아의 조합 역시 게임을 원활히 즐기기에 그다지 문제는 없었지만 비슷한 비용을 투자한다면 AMD + AMD의 조합이 좀더 나은 게임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는 일단 인텔 및 엔비디아의 제품에 비해 AMD의 제품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어 실제 성능 등급에 비해 다소 낮은 값에 팔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리고 배틀필드4와 같이 최신 게임의 경우, 멀티코어 연산을 본격 지원하므로 코어가 많은 CPU에서 구동했을 때 한층 향상된 성능을 느낄 수 있다. AMD의 CPU는 비슷한 가격의 인텔 CPU에 비해 많은 코어를 내장하고 있다. 하지만 1코어 당 성능이 다소 뒤지기 때문에 멀티코어 연산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기존 게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배틀필드4 테스트에서 보듯, 최신게임에서는 확실히 코어의 수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성비’ 좋은 AMD 시스템, 앞으로도 계속?
이번 테스트에서 AMD의 제품이 역시 경쟁사 제품 대비 가격대성능비가 우위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지난 10월 새로 출시된 라데온 R9 시리즈의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물론 이런 상태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경쟁사들도 한층 성능이 향상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내 놓을 것이고 게임 개발사와의 협력 관계도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텔과 엔비디아 시스템에 최적화된 다른 게임이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금 당장 배틀필드4를 플레이 하고자 한다면 AMD 기반 시스템이 좀 더 높은 만족도를 준다는 사실이다. 또한 배틀필드4는 12월 말 업데이트를 통해 AMD 전용 그래픽 API인 ‘멘틀(Mantle)’을 본격 지원할 예정이라 한층 AMD 시스템에 최적화된 성능을 낼 가능성도 있다. AMD의 이러한 기세에 경쟁사들이 어떻게 대응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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