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조범현 KT 감독 “스피드-파워 겸비한 팀 만들 것”

입력 2013-12-30 11: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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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현 KT 감독이 선수들의 타격을 지도하고 있다. 동아닷컴DB

[동아닷컴]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12월은 단체훈련이 없는 휴식기이다. 하지만 KT 위즈는 예외다.

한국프로야구 10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KT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며 막내구단으로서의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당장 내년부터 퓨처스리그에 참가하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1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창단 승인을 받은 후 팀 구성을 위한 과정을 착실히 준비해왔다. 지난 8월에는 초대 사령탑으로 조범현(53) 감독을 선임했고 그 후 코칭스태프 인선과 선수영입을 진행하며 프로야구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KT는 현재 코칭스태프 14명과 선수 55명의 규모를 유지하며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퓨처스리그와 2015년 1군 무대 진출을 위해 향후 선수단은 물론 코칭스태프 또한 대폭 증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중순에는 전 두산 소속 정명원(47) 투수 코치와 김민재(40) 수비 코치를 영입했다. 이 둘 역시 KT와의 계약을 마친 후 미국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동아닷컴 취재진이 KT의 전지훈련장을 찾은 지난 주말, 비교적 햇살이 적은 날씨였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내뿜는 열기만큼은 한 여름 무더운 날씨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KT는 지난 6월 우선지명으로 천안북일고 투수 유희운(18)과 개성고 투수 심재민(18)을 영입했다. 이어 7월에는 1차 지명을 통해 경북고 투수 박세웅(18)을 뽑았고 2차 지명과 특별지명 등을 포함해 다수의 선수를 영입했다.

하지만 삼성에서 방출된 뒤 최근 KT에 입단한 주장 신명철(35)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 대부분은 프로경험이 전무한 신인이어서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정명원, 김민재, 이숭용 코치 등 코칭스태프의 얼굴이 더 익숙할 정도로 아직까지는 팬들에게 낯선 팀이다.

KT 위즈의 美 전지훈련 모습. 동아닷컴DB


이에 KT는 선수발굴 및 육성이 검증된 조범현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조범현 감독은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 졌다.

동아닷컴은 조범현 KT 초대 감독을 미국 현지에서 만나 전지훈련의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조범현 감독과의 일문일답.

-미국 전지훈련은 잘 진행되고 있나?

“미국에 오기 전 남해에서 약 45일 간 훈련했다. 남해에서는 선수들의 체력을 증진하는데 주력했지만 이 곳에서는 선수 개개인의 기술과 팀 전술 등의 훈련을 하고 있다. 계획대로 하고 있지만 (웃으며) 할 일이 정말 너무 많다.”

-미국 전지훈련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너무 많다. 잘 알겠지만 우리 팀 선수 대부분은 프로경험이 전무한 신인들이다. 그러다 보니 공격과 수비는 물론 팀 전술 등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당장 내년부터 퓨처스리그에 참가해야 하는데 어쩔 때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 모두가 할 일이 태산이다.”

-KT의 훈련 강도가 매우 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웃으며) 선수들이 배우고 익혀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지만 1월 중순부터는 자체 청백전은 물론 타팀과의 연습경기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선수들의 수비 포지션과 타선 등 주전 선수들의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투수들 역시 연습경기를 통해 선발과 중간 그리고 마무리 등 보직을 정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때가 되면 훈련 강도는 조금 낮아질 것이다.”

조범현 KT 감독이 선수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동아닷컴DB


-올 시즌 1군 무대에 진입한 NC가 기대 이상의 성적(7위)을 거뒀다. 막내 구단인 KT 입장에서 부담이 될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 NC가 잘한 것도 있지만 KIA와 한화의 동반 몰락도 한 몫 했다고 본다. 타 구단의 성적에 대해서는 절대 부담을 갖지 않는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통틀어 유독 포수출신 감독이 많고 그들의 성적 또한 좋은 편이다. 포수출신 감독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

“포수를 흔히 그라운드의 감독이라고 한다. 그만큼 타 포지션에 비해 경기의 흐름을 읽고 파악하는 것은 물론 투수를 리드해야 하는 등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선수시절부터 경기 전반에 걸쳐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니 지도자가 됐을 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조범현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 선수출신으로 한국프로야구사의 산 증인이다. 감독이자 야구선배로서 후배인 선수들에게 특히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내 자신이 여유가 있으면 발전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선수는 특히 더 절실함과 간절함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기개발에 최선을 다할 수 있고 이런 노력들이 모여 한 층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김경문 NC 초대감독은 신인 나성범을 일찍 팀의 간판선수로 낙점했다. KT에도 주목할 만한 신인선수가 있다면?

“1차 지명을 통해 영입한 경북고 출신의 투수 박세웅을 꼽고 싶다. 어린 나이에 비해 체력도 좋고 근성도 뛰어나다. 특히 지금까지 단 한번도 훈련에 빠지지 않았을 만큼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도 강하고 성실하다. 투수로서 볼 스피드도 좋고 제구력 또한 안정적이어서 기대하고 있다.”

조범현 KT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동아닷컴DB


-남해 전지훈련부터 미국까지 장기간 전지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계획에 비해 실질적인 성과를 수치상으로 표현하자면 대략 몇 점을 주고 싶나?

“(웃으며) 아직 점수를 논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그만큼 할 일이 산재해 있고 당초 계획보다 진행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재력 있는 선수들도 많고 하고자 하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열의가 매우 높기 때문에 향후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조범현 감독은 실전에서의 전술은 물론 선수발굴 능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향후 조범현 감독이 추구하는 KT의 야구는?

“KT 초대 감독으로 취임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그 말은 아직도 유효하다. 물론, 갈 길이 먼 신생구단이지만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한 팀으로 만들어 성적은 물론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KT만의 야구를 추구하고 싶다.”

-끝으로 KT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먼저, KT가 역사적인 한국프로야구의 10번째 구단으로 창단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신 수원시 관계자 여러분과 연고지인 수원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우리 KT 선수들이 어리고 경험도 전무해 앞으로 정상에 서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적어도 KT 위즈를 사랑해 주시는 팬들에게 항상 즐겁고 신나는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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