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계약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이혜천(34·NC)과 두산이 결국 합의점을 찾았다.
스포츠동아는 12월 30일자 1·2면에 걸쳐 ‘이혜천과 두산이 2010년 맺은 이면계약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혜천은 2010년 12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하면서 계약금 6억원, 연봉 3억5000만원, 옵션 1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야구규약상 해외복귀선수는 다년계약을 할 수 없기 때문에 2011시즌에만 국한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후 이혜천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유니폼을 입으면서 남은 계약기간의 연봉 보전을 놓고 두산과 갈등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이면계약 사실이 드러났다. 본지 취재 결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하는 이혜천과 두산의 공식 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이 1년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같은 내용의 연봉과 옵션을 4년간 보장하는 다년계약이었음이 밝혀졌다.
두산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혜천이 팀을 옮기자 계약기간 중 남은 1년간의 연봉(3억5000만원)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 반면, 이혜천은 계약서에 명시된 연봉을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이혜천은 두산이 연봉을 보전해주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었다.
본지 단독 보도를 통해 이면계약 사실이 공개되자, 두산은 부랴부랴 이혜천과 합의에 나섰다. 두산은 “30일 오후 4시 이혜천과 만나 2014년 연봉 보전에 대해 원만하게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보전 금액에 대한 추가 발표는 없었지만, 두산 측은 “NC와의 연봉계약 결과에 따라 남은 금액을 보전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이혜천이 NC와 내년 연봉 2억원에 계약할 경우, 당초 두산과 이혜천이 합의한 내년 연봉 3억5000만원의 차액인 1억5000만원을 두산에서 보전해주는 것이다.
한편 “두산이 1년 남은 계약금을 돌려달라는 것 같다”는 이혜천의 말에 대해 두산은 “계약금 반환은 애초부터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이미 계약 당시 준 돈을 어떻게 되돌려달라고 하겠는가. 연봉 보전을 두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선수를 잡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이면계약은 우리의 잘못이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