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선수협 입모아 “투명한 리그 만들자”

입력 2013-12-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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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면계약 파문에 대한 야구계 반응

외국인선수·FA계약도 음성적 관행 만연
KBO “단초가 된 잘못된 규정 수정할 것”


음성적으로 이뤄졌던 그릇된 관행을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

두산과 이혜천(34·NC)의 이면계약 파문이 세밑 프로야구계를 강타한 가운데,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투명한 리그 만들기’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음성적 계약의 단초가 됐던 일부 규정에 대해 수정할 뜻을 밝혔다.

KBO 정금조 운영기획부장은 30일 “외국인선수들의 연봉상한제를 폐지하기로 했듯, 현재 규약 중 지키지 않는 규정, 잘못된 규정은 현실에 맞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각 구단과 협의해 10구단 체제가 시작하는 시점(2015년)에 맞춰 점차적으로 바로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수협 박충식 사무총장도 “그동안 우리 프로야구는 외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지만, 용병들의 계약은 물론이고 국내선수들의 계약 내용도 제대로 밝히지 않는 등 잘못된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며 “모든 것은 공개되고 투명해야 한다. 리그 건전화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KBO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과 이혜천은 이혜천이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퇴단한 2010년 말, 야구규약 상 해외복귀선수는 다년계약을 할 수 없음에도 2014년까지 적용되는 장기계약을 했다. KBO에 제출한 계약서(계약금 6억원·연봉 3억5000만원·옵션 1억5000만원)와 달리 양자간 비밀리에 작성한 이면계약이 따로 있었고, 양측은 거짓 계약 내용을 공표하며 팬들을 우롱했다.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도 낳았다. 올해 두산은 이혜천의 연봉을 2억원으로 발표했지만, 사실 은 변함없이 3억5000만원이었다.

2013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혜천이 NC로 이적하면서 양측은 내년 시즌 연봉 보전 문제 등으로 갈등양상을 빚으면서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이면계약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문제는 비단 두산-이혜천뿐 아니라 외국인선수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에서도 이 같은 비정상적 이면계약이 만연해있다는 사실이다

.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이번 파문을 계기로 그동안 팬들을 속이고 리그의 건전화에 역행했던 음성적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것이 야구계의 중론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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