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지동원 연속 출전…선덜랜드의 속셈은?

입력 2014-01-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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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동원. 스포츠동아DB

“도르트문트 오퍼 받았다” “안 받았다”
포옛 감독, 말 바꾼 후 연속 선발 기용
몸값 올리기? 필수 전력 잔류에 무게

선덜랜드 거스 포옛 감독이 지동원의 이적을 두고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동원은 6일(한국시각) 리그1(3부 리그) 칼라일 유나이티드와 FA컵 64강에 기성용과 함께 선발 출전해 후반 18분까지 뛰었다. 선덜랜드는 3-1로 승리하며 32강에 안착했다. 지동원은 2일 열린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애스턴 빌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기성용과 동반 출격했다. 작년만 해도 완전히 벤치로 밀려 있던 지동원이 새해 들어 연달아 선발로 나서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왜 말 바뀌었나

얼마 전만 해도 지동원은 선덜랜드를 떠날 것으로 보였다. 작년 말부터 독일 외신에서 지동원의 도르트문트 이적설을 계속 보도했다. 포옛도 작년 12월22일 노리치시티와 리그 17라운드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스포츠동아 통신원과 따로 만나 “지동원은 내년 1월 분데스리가 이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안다. 좋은 선수지만 우리 상황이 안 좋아 기회를 많이 줄 수가 없었다. 구단끼리 이적을 협의 중인 걸로 안다”고 밝혔다. 이적 제의가 들어온 구단이 도르트문트가 맞느냐는 질문에 포옛은 “그렇다. 공식 오퍼가 들어온 팀은 도르트문트다”고 확답을 줬다.

하지만 국내의 유럽 소식통 말은 달랐다. 유럽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동원은 올 겨울 도르트문트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 포옛이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후 포옛은 손바닥 뒤집듯 자신의 말을 바꿨다. 그는 올 초 외신 인터뷰에서 “지동원은 흥미로운 선수다”며 “지동원은 우리가 보유한 다른 공격수와 다른 유형이다. 우리 공격진에 선택할 수 있는 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 지동원이 우리에게 또 다른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잔류를 시사했다.


● 잔류 가능성 커

현재 상황으로는 지동원의 잔류에 무게가 실린다. 지동원이 올 겨울 팀을 옮길 것으로 예측됐던 가장 큰 이유는 브라질월드컵과 그의 계약기간이었다. 지동원은 브라질월드컵에 나서려면 뛸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해야 했다. 또 선덜랜드와 올 6월 계약이 끝난다. 선덜랜드 입장에서 제대로 쓰지 않는 선수를 붙잡아 뒀다가 올 여름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내보낼 이유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묘하게 바뀐 분위기가 감지된다. 유럽 소식통은 “선덜랜드는 올 여름 FA가 돼 지동원이 팀을 떠나도 상관없으니 계약기간 내 팀에서 뛰어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 선덜랜드는 리그 최하위다. 강등 위기다. 강등권을 탈출하기 위해 물 불 가리지 않아야 한다. 유럽 소식통은 “선덜랜드는 강등에서 벗어나는 게 급선무다. 감독이 쓰길 원하는 선수는 구단 차원에서 모두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동원 역시 그 중 하나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동원 입장에서도 지금처럼 출전 기회만 꾸준히 주어지면 굳이 팀을 옮기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지동원이 스티븐 플레처나 조지 알티도어, 파비오 보리니 등과 주전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동원이 주전을 꿰차고 경기감각만 회복하면 브라질월드컵 승선 가능성도 높아진다.

다만, 선덜랜드가 지동원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전략을 세운 거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겨울 이적시장 때 지동원을 원하는 팀과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일종의 전시효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지동원도 이에 대비해 물밑에서 이적 준비는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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