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에게 2010밴쿠버올림픽이 ‘영광스러운 대관식’이었다면, 은퇴경기인 2014소치올림픽은 ‘위대한 퇴임식’이 목표다. 5일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68회 전국남녀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 스포츠동아DB
종합선수권서 더블악셀 실패 불안감
한달 전 자그레브 대회 실수 의식한듯
스핀·스텝은 완성…체력도 걱정 없어
“한달 동안 완성도 높이기 위해 노력”
‘피겨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가 ‘위대한 퇴임식’을 준비하고 있다. 최정상의 자리에서 박수칠 때 떠나기란 쉽지 않은 법. 그러나 그는 “좋은 마무리”를 위해 2014소치동계올림픽 출전을 선택했고, 자신의 현역은퇴 무대를 아름답게 장식할 계획이다.
물론 개인사전에 ‘대충’이라는 단어는 없다. 아낌없이 응원해주는 국민들을 위해, 환호해주는 세계 피겨스케이팅 팬들을 위해 실전에서 나온 모자란 부분 2%%를 채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잇따른 더블 악셀 실패 왜?
김연아는 올림픽이 포함된 2013∼2014시즌에 부상으로 그랑프리시리즈를 뛰지 못했다. 대신 실전감각 조율을 위해 지난해 12월 초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와 1월 고양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4(제68회 전국남녀종합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그런데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트리플러츠∼트리플토루프 콤비네이션점프가 아닌 성공률이 99%%에 가까웠던 더블악셀 점프였다. 자그레브 대회에서는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불러주오’에서 더블악셀을 뛰다 넘어졌고,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프리스케이팅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에서 더블악셀∼더블토루프∼더블루프 콤비네이션점프와 후반부 마지막 점프인 더블악셀에서 실수를 했다.
김연아는 “콤비네이션점프 중 첫 점프인 더블악셀이 중간에서 흔들리면서 세 번째 루프 점프를 뛰지 못했다”며 “마지막 더블악셀도 싱글점프로 뛰었는데 자그레브 대회에서도 더블악셀에서 실수가 나와서 의식을 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집중력 문제? 고삐 바짝
우려할 일이 아니다. 김연아도 “큰 실수가 아니다. 나오지 말아야할 상황에서 실수가 나왔다. 집중하면 충분히 클린(연기)을 할 수 있었는데 놓친 게 아쉽다”고 말했다. 걱정했던 체력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가장 신경 썼던 스핀과 스텝도 최고 레벨을 받았다. 그러나 올림픽 무대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작은 실수를 줄여야한다. 이는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는 “실전경기를 치르면 훈련으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눈에 보인다”며 “자잘한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시간 동안 점프 성공률을 높이고,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연아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1등을 한 뒤 시상식 세리머니로 더블악셀을 뛰어보였다. “갈라쇼에서도 웬만하면 점프를 뛰지 않는다”는 그녀지만, 점프 실수가 못내 아쉬운 모양이었다.
이렇듯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가 지금의 김연아를 만들었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한 유일한 과제는 ‘집중력’이지만, 피겨여왕에게는 더 이상 걱정거리가 아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