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일곱’ 롯데 이용훈, 현역인생 걸고 던진다

입력 2014-0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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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용훈. 스포츠동아DB

재활만 하다 지난시즌 끝…연봉 대폭 삭감
스프링캠프 참가자 명단 포함 기대감 증폭


롯데 이용훈(37)은 지난해 12월 연봉협상에 들어가기 전, 한 가지 결심을 했다. 구단 제시액이 얼마든 무조건 따르기로 한 것이다. 3000만원 삭감된 7000만원에 2014시즌 연봉을 책정한 구단 방침을 듣고 두 말 없이 도장을 찍은 이유다.

2000년 프로 데뷔 이후 가까스로 도달했던 연봉 1억원이 순식간에 깨졌다. 누구보다 아내에게 미안한 심정이었다. 그러나 2013시즌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었기에 구단에도 미안했다. 이용훈은 “이제 서른일곱 투수에게 그 연봉이라도 주는 구단이 고마웠다”고 털어놓았다.

이용훈은 2012년 9월 6일 대전 한화전을 끝으로 1군 마운드에서 사라졌다. 2012년 8승으로 치고나가면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어깨 건초염 증상으로 후반기를 날리다시피 했다. 절치부심했던 2013시즌에는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 달리기 훈련을 하다 돌에 걸려 넘어지며 부상을 당하는 불운으로 끝내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끝까지 몸 상태는 회복되지 않았고, 1군에서 단 1경기도 뛰지 못한 채 재활만 하다가 시즌을 마쳤다.

12월에 계약을 마치고 바로 필리핀 클락으로 날아갔다. 인생의 멘토 최향남(43·고양 원더스)과 함께였다. 그곳에서 약 2주간 둘만의 합동훈련을 소화하면서 야구를 대하는 절박함을 되새겼다.

이용훈은 6일 실시된 롯데의 체력테스트 1000m 달리기에서 3분31초로 고참조 1위를 차지했다. “후배들이 봐준 것”이라고 했지만 달리기 전부터 눈빛이 달랐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사이판 스프링캠프 참가자 명단에 이용훈을 포함시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제 현역인생을 건 이용훈의 2014시즌이 시작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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