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유망주 가치 폭락, 코치들은 급등…왜?

입력 2014-0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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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타자 영입에 유망주들 성장 기회 뚝↓
10구단 영향…코치는 계약금 주고 모셔오기

최근 프로야구에는 매우 흥미로운 두 가지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 각 팀마다 애지중지했던 거포 유망주의 가치 폭락과 코치들의 주가 급등이다.

프로야구 리그는 경제학이론을 매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장이다. 매우 폐쇄적인, 그리고 한정적인 자원(선수)이 분배되기 때문이다. 최근 프로야구 시장은 외국인타자 영입과 10구단 kt 창단이라는 큰 환경변화가 일어났다. 그리고 예상을 뛰어넘는 흐름이 생겼다.

팀의 미래 클린업트리오 후보로 꼽히는 거포 유망주는 투수만큼은 아니지만 각 구단이 철저히 관리하며 큰 애착을 보였던 자원이었다. 그러나 외국인선수 엔트리가 확대돼 9개 구단 모두 외국인타자를 영입하며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최근 모 구단 단장은 “당장 마이너리그에서 한 시즌 30홈런을 때리는 타자를 영입할 수 있게 됐다. 대형 타자 유망주의 성장을 기다릴 수 있는 시간, 그리고 1군에서 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줄어들었다. 벌써 트레이드 시장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최근 두산은 과거 수차례 트레이드를 거부하며 미래의 4번으로 생각했던 윤석민을 넥센으로 트레이드했다. 윤석민은 아직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한 만년 유망주지만 외국인타자가 없었다면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카드였다. 다른 많은 팀들도 젊은 대형 타자들이 외국인선수와 포지션이 겹치면서 내부에서 생각하는 미래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

반대로 코치들은 심각한 구인난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오랜 시간 프로무대를 떠나있던 이름들까지 돌아오고 있다.

NC는 지난해 1·2군, 재활 선수들을 위해 17명의 코치로 팀을 꾸렸다. 그런데 1년 만에 신생팀 kt가 다시 코치진을 대거 영입했다. 인력 풀은 한정되어 있는데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의 특권이었던 계약금 지급도 늘어났다. 그동안 계약금은 감독과 선수들의 몫이었을 뿐, 코치들에게는 남의 일처럼 여겨져 왔다. 그런데 일부 구단은 최근 경력이 짧은 코치들에게도 계약금을 제시했다. 외국인타자와 10구단 시대의 새로운 모습들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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