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지 홍명보호의 규제와 자율 사이

입력 2014-0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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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티셔츠 밑단은 바지 속에…훈련 마치면 스스로 주변정리

공식 일정 땐 ‘엄격’ 개인시간엔 ‘관대’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할 때부터 ‘파주NFC 입소시 정장차림’ 등 독특한 내부 규정을 만들어왔다. 형형색색의 드레스코드 대신 산뜻하고 단정한 정장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대표팀 일정에 매진하라는 의도였다.

긴 원정길에도 이러한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부터 똑같은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은 태극전사들은 1차 훈련지인 브라질 포스 도 이구아수에 도착한 뒤에도 파주 소집 때와 똑같은 패턴으로 생활하고 있다.

복장 통일, 시간 엄수 등은 기본 중의 기본. 항상 티셔츠 밑단을 바지 속에 집어넣고, 공식 훈련을 위해 선수단 버스에 오를 때에도 몇 분 먼저 탑승해 출발을 기다린다. 식사 시간에는 모두가 함께 수저를 들고, 함께 내려놓은 뒤 각자 방으로 향한다. 자신이 머문 방을 청소해주는 호텔 직원들이나 숙소 로비에서 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리는 교민들 및 현지 팬들에게도 먼저 인사하며 남다른 스킨십을 발휘하기도 한다.

특히 흥미로운 장면은 이구아수 훈련장으로 지정된 ABC아레나에서 확인됐다. 그라운드 터치라인 외곽에 비치된 2개의 휴지통이 홍명보호 특유의 깔끔하고 정돈된 습관을 보여주고 있었다. 팀 훈련 도중 휴식시간에 물을 마시고 남은 물병을 아무렇게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직접 휴지통에 넣었다. 이는 선수단과 일정을 함께 하는 스태프라고 다르지 않았다. 의무진은 쓰다 남은 테이핑과 아이싱 주머니 등 각종 오물까지 말끔히 치워 눈길을 끌었다. 대표팀 구성원 모두에게 주변 정리가 생활화된 듯 했다.

이구아수 훈련부터 대표팀에 합류한 네덜란드 출신의 안톤 두 샤트니에 전력분석 코치는 “네덜란드나 러시아 등 과거 내가 몸담았던 유럽에선 선수단 규율이 확립되지 못해 어려웠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건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렇다고 자율이 없는 것도 아니다. 훈련과 미팅, 식사 등 공식일정 외에는 모든 부분이 자유롭다. 낮잠을 청해도, 개인훈련도 철저히 선수들의 의사에 달렸다. 다만 ‘팀’과 ‘모두’라는 원칙이 깨지지 않는 선에서다. 대표팀 소집기간 중 SNS 활동 자제를 코칭스태프가 주문하는 것도 그래서다.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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