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걸 “나, 패션잡지 화보 찍는 말이야”

입력 2014-0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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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걸’이 모델로 등장한 ‘보그 코리아’의 화보. 말은 신이 빚은 가장 아름다운 동물로 불리지만 예민한 성격 때문에 사진 촬영이 까다롭다. 하지만 ‘클래식걸’은 촬영 내내 카메라를 의식하는 듯 자연스런 포즈를 취했다고 한다. 오른쪽 사진은 ‘클래식걸’과 함께 촬영한 모델 송경아(왼쪽)와 박세라.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보그 코리아’ 2월호 메인모델 등극

말의 해 맞아 ‘보그’ 최초 말 화보 기획
기품 느껴지는 순백의 털에 흠뻑 반해

마장마술 경기용 말 변신 후 대회 석권
전재식 선수와 함께 인천AG 金 목표

“말은 신이 만든 가장 아름다운 동물이다.”

말이 유명 패션잡지의 화보 메인모델로 등장했다.

‘보그 코리아’는 2014년 청마의 해를 맞아 2월호에 ‘푸른 기백을 보여주는 백마-청색시대’라는 주제로 말 화보를 기획, 게재했다. 현재 21개국에서 발행하는 패션 전문지 ‘보그’가 말을 화보에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보에서 송경아, 박세라 등 유명 모델들과 함께 등장한 주인공은 KRA승마단 소속의 승용마 ‘클래식걸’(14세·암말). 2013년 10월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말 갈라쇼’에 등장해 주목받았다. 당시 ‘클래식걸’은 전재식(47) 마장마술 국가대표 선수 겸 코치와 호흡을 맞춰 화려하고 역동적인 마장마술을 선보였다.

특히 ‘클래식걸’과 전재식 선수는 남다른 인연으로 승마계에서 유명하다. 둘이 처음 만난 것은 2010년. 전 선수가 강습용 말을 구하러 독일에 갔다가 몸값은 1800만원에 불과했지만 체형이 아름답고 걸음걸이가 좋은 ‘클래식걸’을 발견했다. 이듬해인 2011년 전 선수는 그동안 타던 애마가 두 눈을 실명해 은퇴하자, 대체마로 ‘클래식걸’을 택했다. 강습용에서 마장마술 경기용 말로 변신한 ‘클래식걸’은 빠르게 기량이 늘면서 평균 4억원대의 몸값을 자랑하는 경쟁마들을 따돌리고 국내 승마대회를 석권했다. 현재 전 선수와 ‘클래식걸’은 9월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중이다.


● 각별한 인연의 마장마술 전재식 선수, 화보촬영도 함께 해

최근 과천 서울경마공원 한국마사회 승마단에서 진행한 화보 촬영에는 전재식 선수를 비롯한 마장마술 국가대표 선수들이 참여했다. ‘보그 코리아’ 서영희 스타일리스트는 ‘클래식걸’의 감동 스토리와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품이 느껴지는 순백의 털에 첫 눈에 반했다고 한다. ‘클래식걸’은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귀를 쫑긋 세우거나 머리를 치켜드는 등 카메라를 의식하며 전문 모델 못지않은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해 촬영스태프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촬영을 맡은 어상선 사진작가는 “말은 촬영이 까다로운 동물 중 하나로 꼽히는데 ‘클래식걸’은 성격이 온순하고 똑똑해서 좋은 작품을 찍을 수 있었다”며 “‘클래식걸’과의 촬영은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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