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동원. 스포츠동아DB
8개월만에 분데스리가 골 부활 신호
차기행선지 도르트문트 상대 헤딩골
“지동원, 도르트문트 좌절” MVP 선정
독일 일간지 빌트는 최고평점 2 부여
지동원(23·아우크스부르크)은 역시 독일 분데스리가와 환상의 궁합이었다. 지동원이 8개월 만의 분데스리가 복귀전에서 골을 작렬했다. 지동원은 26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와 원정경기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25분 교체로 들어가 2분 만에 동점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방향만 바꾸는 헤딩슛으로 연결해 그물을 갈랐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이 골로 강호 도르트문트와 2-2로 비겼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지동원에게 평점 2(5점 만점에 평점이 낮을수록 좋은 평가)를 줬고, 분데스리가도 지동원을 이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지동원이 도르트문트를 좌절시켰다”고 전했다.
● 하루 사이 바뀐 운명
2013년 12월31일과 2014년 1월1일. 단 하루 차이로 지동원의 운명은 바뀌었다.
작년에는 선덜랜드가 키를 쥐었다. 선덜랜드 감독들은 지동원에게 가뭄에 콩 나듯 출전기회를 주며 이적에는 유독 소극적이었다. 경기감각이 떨어져 2014브라질월드컵 승선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된 지동원은 답답해했다.
기다리고 기다린 끝에 새해가 되면서 지동원이 주도권을 잡았다. 선덜랜드와 올 6월까지 계약돼 있는 지동원은 보스만룰(원 소속 구단과 남은 계약기간이 6개월 이하가 되면 원 소속 구단 동의 없이 다른 팀과 자유롭게 계약 가능)을 적극 활용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뛰어들었다. 지동원은 작년 초, 아우크스부르크로 6개월 임대돼 5골을 넣으며 맹활약했고 이 덕분에 팀은 강등을 벗어났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이번에도 6개월 간 지동원을 쓰고 싶어 했다. 지동원은 아우크스부르크와 6개월 계약 후에도 여전히 보스만 룰 대상자였다. 여름부터 도르트문트에서 뛰는 것으로 합의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지동원과 도르트문트 계약기간은 2018년까지로 알려졌다.
흥미롭게도 지동원은 다음 행선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짜릿한 복귀 득점을 올렸다. 일부에서는 경기 전 “도르트문트가 지동원을 아우크스부르크로 6개월 임대한 방식이어서 도르트문트와 경기에 못 뛰는 조항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지동원은 아우크스부르크, 도르트문트와 모두 완전이적 계약을 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이적료를 선덜랜드에 줬고, 도르트문트는 자유계약(FA) 신분인 지동원과 계약했기에 한 푼의 이적료도 안 썼을 뿐이다. 도르트문트가 지동원의 출전을 막을 권한은 전혀 없었다. 어쨌든 지동원은 6개월 후 만날 도르트문트 클롭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헤딩 악몽 떨쳐내다
지동원은 선덜랜드 시절 헤딩으로 크게 곤욕을 치렀다. 작년 8월31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후반 중반 동료의 크로스 때 문전에서 피하는 듯한 동작을 취해 찬스를 놓쳤다. 순간적으로 헤딩을 할지 발을 갖다댈지 판단을 못 내린 듯 하다. 당시 사령탑 디 카니오 감독은 다혈질의 이탈리아 출신답게 경기 후 지동원을 직접 비판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축구분석 프로그램 MOTD(Match Of the Day)도 이 장면을 복기하며 ‘지동원의 실망스러운 플레이’라고 평했다. 지동원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도 웃음거리가 됐다. 공교롭게 이후 한 달 가까이 출전을 못했다. 괴로운 순간이었다. 사실 지동원은 헤딩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작년에 당한 헤딩의 악몽을 분데스리가 복귀전에서 떨쳐낸 것은 분명 반갑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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