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전학생은 NO! 피 끓는 역할 부탁해요”

입력 2014-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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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세영. 이제 스물 두 살의 숙녀다. 다섯 살 때 데뷔해 10년 넘게 연기자로 살아왔다. 어린 탓이었을까. 고3 때 “연기를 관둘까”도 고민했지만 금세 “평생 연기하며 살아갈 사람”이라고 자신을 파악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 영화 ‘피 끓는 청춘’ 이세영

유독 출연작마다 전학생…이제 그만
다섯 살 데뷔…고3 땐 관둘까 고민도
박보영과 머리잡고 혈투…서로 엉엉
이상형은 박희순…진짜 연예인 같아


“이젠 한 곳에 정착하고 싶다. 전학은 그만 다니고.”

연기자 이세영(22)의 소박한 바람이다. 사실 여러 영화에서 유독 ‘서울에서 온 전학생’ 역할을 도맡았던 그다. 아역 연기자 시절 인형을 닮은 듯한 외모 덕분에 ‘여선생 대 여제자’, ‘열아홉 인생’ 등의 영화에서 그는 줄곧 새침한 전학생 역을 해왔다.

공교롭게도 성인이 되고 처음 주연을 맡은 영화 ‘피 끓는 청춘’(감독 이연우)에서도 마찬가지다. 1982년 충청도 시골에서 벌어지는 고교생들의 첫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에서 이세영은 당대 최고의 여배우로 꼽히는 ‘정윤희와 유지인을 섞은 듯한 외모’를 지닌 여고생 소희로 관객과 만난다.

스크린에서는 물론 실제로도 성숙한 매력을 풍기지만 이세영은 정작 만족하지 못한 눈치다. “영화를 찍는 도중 살이 빠지기 시작해서 초반 촬영 장면은 보기가 좀 민망하다”면서 대뜸 “솔직히 말해 달라. 그렇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수줍음을 찾아볼 수 없는 당찬 성격이다.

이세영의 인맥 범위는 의외로 넓다. 다니는 대학교(성신여대) 총장과도 각별한 인연이다. “나를 예뻐해 주는 총장님을 시사회에 초대하지 못해 아쉽다”면서 그 인연의 시작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대학의 모의 면접을 보면서 맺었다고 소개했다.

한 번 마음을 터놓으면 오래가는 편이다. 배우 류승룡과도 그렇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연출한 민규동 감독과 이세영은 10년 지기 지인. 민 감독의 부탁으로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류승룡의 헤어진 여자친구 역으로 잠깐 출연한 그는 인연을 이어 이젠 선배와 같은 소속사에서 활동하게 됐다.


“다섯 살에 데뷔했지만 제대로 대사를 하면서 연기한 건 열살이던 2001년부터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가면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수학여행을 처음 간 건 고등학교 1학년 때다. 내 옷을 직접 사본 것도 그 때였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연기를 관둘까” 심각히 고민도 했다.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아서 연예계의 어두운 면만 봤다고 할까. 연기자를 계속하면 나중에 시아버지 될 분이 나를 싫어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하하!”

다행이 고민을 오래 끌진 않았다. “평생 연기하며 살아갈 사람”이라는 확신이 생기면서는 다시 영화와 드라마에 나섰다. ‘피 끓는 청춘’은 그런 이세영이 도약을 꿈꾸는 무대다. 극 중 그는 이종석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청순한 여고생이자 사실은 무서운 본색을 숨긴 전학생으로 이중적인 매력을 드러낸다. ‘연적’으로 만난 박보영과 혈투에 가까운 격투 장면도 연기했다.

“촬영 전 (박)보영 언니한테 ‘장난처럼 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정신이 혼미했다. 서로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니까 ‘장난이 아니구나’ 싶어서 나도 막 달려들었다.(웃음) 끝나고 둘이 끌어안고 울었다. 누군가와 싸워본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

몰입한 탓일까. 다음 날 아침, 이세영은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설마… 싸워서 그런 걸까” 반신반의 했지만 “머리가 흔들리는 기분”에 온종일 혹독한 후유증을 겪었다.

호기심은 이세영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요즘은 음악에 관심이 많다. 피처링 참여나 기회가 된다면 자신의 이름을 건 음반 발표도 꿈꾼다. 친구들이 운영하는 카페에 자신의 기타를 두고 생각날 때마다 가서 연주하곤 한다.

이상형도 확실하다. 두루뭉술하게 표현하지 않고 정확히 한 사람을 꼽는다. 배우 박희순. 이세영은 박희순 덕분에 “사람들이 연예인과 사진 찍을 때 드는 기분을 처음 알았다”고 했다.

물론 연기 욕심도 많다. 일본 드라마와 영화에 푹 빠져 산다는 그는 “‘노다메 칸타빌레’ ‘호타루의 빛’ 같은 작품 속 여주인공을 꿈꾼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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