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벌 미국 확산
일명 ‘좀비 벌’이 미국 북동부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양봉업계 종사들이 큰 우려를 하고 있다.
ABC 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30일(현지시각) 2008년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일명 ‘좀비 벌’이 미국 북동부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좀비 벌’은 멀쩡한 일반 꿀벌들이 이른바 ‘기생파리(학명: Apocephalus borealis)’에 감염되며 이상행동을 보이는 벌들을 가리킨다.
기생파리가 꿀벌의 등에 살짝 앉은 후 수초 만에 자신의 유충을 삽입해 꿀벌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된 꿀벌은 내부에 있는 유충이 성장해 부화한 뒤 5분 이내에 즉시 죽지만, 문제는 감염 직후부터 꿀벌들은 신경계통에 이상을 일으켜 이른바 ‘좀비 벌’이 된다는 것이다.
‘좀비 벌’을 처음으로 발견한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교 존 하퍼닉 교수는 “그들은 마치 빛을 쫓듯이 이상하게 날아다니며 갑자기 땅바닥으로 몸을 쳐박는 등 마치 영화 속의 좀비를 연상하는 행동을 한다”며 “좀비와 외계인을 합쳐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이 기생파리가 꿀벌을 숙주로 삼으면서 다른 대륙 전체로 확산하고 있어 ‘심각한 상황 변화(game changer)’가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좀비 벌은 오레곤주, 워싱턴주, 사우스다코타주에 이어 버몬트주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어 양봉 업계는 물론 관련 농가들과 관계 당국이 바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