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경 “자신과의 싸움 이기려 골프일기 써요”

입력 2014-0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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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프로 첫 승을 따내며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를 한방에 날려버린 허윤경(24·SBI)은 2014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미국 전지훈련 중 약점 보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허윤경. 테미큘라(미 캘리포니아주)|주영로 기자

■ 2014년 국내 여자골프 1인자 도전장 허윤경

준우승 징크스 깨고 작년 5월 첫 우승
올해 더 큰 목표 향해 미 전훈 구슬땀
이달 대학 졸업…학업 부담도 벗어나


“노력의 대가는 실력이라는 것을 믿는다.”

허윤경(24·SBI)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미큘라에서 뜨거운 태양과 씨름하고 있다. 1월 중순부터 전지훈련을 시작한 허윤경은 퍼팅과 쇼트게임 같은 약점을 보완하며 매일같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올해 확실한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올해는 실력으로 말하겠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국내 여자골프 1인자의 자리를 노리는 허윤경의 의지가 강해 보인다.


● “우승 더 많이 하고 싶다”

투어 5년 차를 맞은 허윤경. 그는 2014시즌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해까지는 정신이 없었다. 골프와 학업을 병행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졸업을 하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평점 2.9점을 받았으니 나쁘진 않은 것 같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허윤경은 2월 말 성균관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다. 학업에 대한 부담이 사라져 골프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는 게 더욱 자신감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다.

당초 목표는 올해 대학원까지 진학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계획을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많아진 것도 허윤경의 독기를 자극했다.

“좋은 선수가 많이 나오고 있는 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하게 되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아직까지는 내가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제대로 붙어보고 싶다.”


● “우승 한 번으로 만족 할 수 없다”

허윤경하면 따라다니던 수식어가 ‘준우승 징크스’다. 2012년 무려 4번이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 5월 지긋지긋했던 준우승 징크스를 날렸다.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오픈에서 프로 첫 승을 따냈다.

“준우승을 4번이나 할 때는 ‘내가 모르는 벽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다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오픈에서 첫 우승에 성공했다. 정말 짜릿하고 극적이었다. 우승의 기쁨이 그렇게 클 줄은 몰랐다.”

우승 테이프를 끊은 허윤경은 “올해 더 많은 우승트로피 수집에 나서겠다”고 자신했다.

“청마의 해라도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나의 해가 될 것 같다. 새해를 맞이하는 기분도 새로웠고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힘이 난다. 올해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첫 우승을 하고 난 뒤 곧바로 2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우승이 쉽지 않았다. 체력적인 부담도 있었고 잡념이 많았던 게 우승의 방해요소가 된 것 같다.”

허윤경은 단점 극복을 위해 올해부터 작은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처음으로 골프일기를 쓰기로 했다.

“몸이 힘들고 지칠 때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생각이 생각을 파고들어 나태해지고 위기로 몰릴 때가 있다. 그럴 때 내 자신을 컨트롤하고 견뎌내야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있는데 지난해에는 그럼 점에서 조금 아쉬웠다. 일기를 쓰기로 마음먹은 계기도 잡념을 버리기 조금 더 내 자신을 알기 위해서다. 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정리하다보니 부족한 점과 좋은 점은 더 확실하게 알게 되는 것 같다.”

테미큘라(미 캘리포니아주)|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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