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면 실력, 인성이면 인성…짐 토미는 ‘이 시대 진정한 영웅’

입력 2014-0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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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토미는 홈런 타자로 팬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다. 612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역대 7위에 올라있기도 하지만, 엄청난 파워를 앞세운 비거리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이던 1996년에는 무려 511피트(156m)짜리 초대형 아치를 그리기도 했다. 이 기록은 여전히 인디언스 홈구장 최장거리 홈런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던 2008년에는 464피트(141m)를 날려 당시 US 셀룰러필드 최장거리 홈런 기록을 갈아 치웠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끝내기홈런의 주인공도 토미다. 무려 13개의 끝내기홈런을 날려 지미 폭스, 미키 맨틀, 스탠 뮤지얼, 프랭크 로빈슨, 베이브 루스 등 전설적 타자들을 1개차로 제치고 역대 1위에 올라있다.

동시대의 라이벌 타자들과 달리 토미는 단 한 번도 약물복용에 연루되지 않아 팬들의 큰 지지를 받고 있으며, 뛰어난 성품으로 동료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2007년 메이저리거 464명을 대상으로 한 ‘가장 친근한 동료 선수는 누구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션 케이시에 이어 2위로 뽑혔다. 토미가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통산 600홈런을 쳤을 당시 팀 동료였던 마무리 조 네이선은 “토미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이라고 극찬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직전 자신이 졸업한 모교를 방문해 후배들을 격려하는 것을 잊지 않았던 토미는 팬들을 위한 사인회도 매년 꾸준히 자발적으로 열었다. 초등학교 시절 우상인 데이브 킹맨의 사인을 받고자 리글리필드 라커룸에 몰래 잠입했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좋아하는 팬들에게 정성껏 사인해주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긴다.

2003년 클리블랜드의 지역지 ‘플레인 딜러’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모든 종목을 통틀어 클리블랜드 지역에서 활약한 가장 유명한 선수로 토미가 뽑혔다. 실력뿐 아니라 뛰어난 인간성으로 팬들과 늘 교감했던 토미는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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