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파워·멘탈…‘빙속 완전체’ 이상화

입력 2014-0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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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올림픽 2연패 이상화의 강점은?

낮은 자세 유지…스케이팅에 힘 낭비 없어
“다른 대회와 똑같다” 올림픽 부담도 떨쳐


환상의 레이스였다. 경쟁자들도 잘 탔지만 ‘빙속 여제’의 압도적 기량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상화(25·서울시청)가 1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합계 74초70(1차 레이스 37초42·2차 레이스 37초28)으로 우승했다. 2010년 밴쿠버대회에 이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역사상 3번째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전설’로 우뚝 섰다. 그 비결은 폭발적 힘과 안정적 자세, 부담감을 떨쳐낼 줄 아는 강심장이었다. 천부적 재능에 피나는 노력이 합쳐져 ‘완전체의 선수’로 거듭났다.


● 파워에 힘을 유지하는 안정적 자세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이사는 이상화의 최대 강점으로 “안정적 자세”를 꼽았다. “출발선부터 결승선까지 자세가 낮고, 낮은 자세가 끝까지 유지된다. 쓸데없는 동작이 없기 때문에 스케이팅에 힘을 모두 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화는 출발 총성과 동시에 폭발적 힘을 터트린다. 그 힘을 끝까지 유지하는 좋은 자세를 지니고 있다는 얘기다. 작은 체격에도 외국 선수들과 비교해 절대 뒤지지 않는 파워는 노력을 통해 얻었다. 그녀는 “근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웨이트트레이닝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며 “그게 레이스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주종목은 아니지만 1000m 경기에도 계속 출전하며 지구력을 길렀다. 그 덕분에 500m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힘이 떨어지지 않는다.


● 강한 멘탈이 가장 큰 무기

이상화는 2012∼2013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세계기록을 4차례나 갈아 치웠다. 누구도 쉬이 넘볼 수 없는 업적이다. 그녀는 세계기록 작성의 원동력으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게 좋은 기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은 강한 멘탈로 이어졌다. 올림픽 무대에선 누구나 긴장한다. 대회를 위해 4년간 혹독한 훈련을 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더욱 커진다. 작은 실수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상화는 “다른 대회와 똑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미 밴쿠버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부담감도 덜하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했다”고 말했다. 케빈 크로켓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 코치는 “올림픽에 나오는 선수들은 모두 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이상화가 다른 점은 강한 몸보다 강한 정신”이라고 밝혔다.

소치|홍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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