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잔치 No”…GS, 기업은행 완파

입력 2014-02-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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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베띠(왼쪽)가 23일 평택 이충문화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기업은행의 블로킹 사이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평택|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베띠 33득점·세터 정지윤 최고 볼 배분
이선구 감독 “모든 선수가 잘한 것 처음”

우승 통천까지 걸어둔 기업銀 범실 속출
이정철 감독 “경기 불안으로 서브 약했다”

23일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선두 IBK기업은행과 2위 GS칼텍스가 만났다. 시즌 5차전. 20승5패(승점59)의 기업은행은 이기기만 하면 정규리그 우승 확정이었다. 기업은행은 GS의 양해를 구하고 리그우승을 기념하는 대형 통천도 걸어뒀다. 설치에만 100만원이 들었다. GS 이선구 감독은 “우선 한 세트라도 이기는 것을 시작으로 삼자”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GS와 4경기에서 이미 최고의 기량과 집중력을 보였고, 그래서 모두 3-0으로 이겼다. 집중력은 몸에 뱄고 피부로도 느끼고 있다. 성실하게 조바심내지 말고 포기하지도 않으면 우리가 이긴다”고 했다.

1세트 기업은행의 범실이 속출했다. 평소와 달랐다. 이정철 감독이 “집중”을 강조했지만 GS의 4개보다 2개를 더했다. GS는 4개의 서브에이스로 기업은행을 흔들었다. 24-21에서 이소영이 퀵오픈으로 세트를 결정 냈다.

5경기 만에 처음 세트를 따낸 GS는 2세트도 날았다. 5-11로 벌어지자 이정철 감독은 두 번째 타임아웃을 불러 “지금 상대가 잘 한다”고 했을 정도였다. 쉽게 점수를 낸 GS는 25-16으로 압도하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이날 반드시 이겨 리그 우승을 확정하겠다는 기업은행과 반드시 홈코트에서 우승만은 막아보겠다는 두 팀의 의지는 같았지만 선수들 몸의 반응은 달랐다. GS는 가벼웠고, 기업은행은 유난히 무거웠다.

기업은행은 3세트 19-19까지 따라갔으나 3개의 공격범실 등으로 연속 5점을 내주며 결국 20-25로 무너졌다. 1세트 초반 접전 끝에 3점을 리드해 도망갈 기회가 있었지만 서브미스로 상대에 기회를 넘겨줬던 것과 비슷했다. 또 이효희가 서브를 미스했고, 베띠의 블로킹, 김희진 카리나의 공격범실이 이어졌다. GS의 3-0 승리.

GS는 베띠가 33득점(공격성공율 47%)했고, 이소영이 10득점(43% 성공률)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세터 정지윤이 이번 시즌 최고의 볼 배분을 했다. 중앙속공 등 다양한 공격으로 기업은행의 블로킹을 무력화시킨 것이 승패를 갈랐다. GS는 기업은행전 첫 승리를 거두며 17승(8패 승점48)째를 기록했다. PO진출 확정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이선구 감독은 “하도 역전패를 당해 마음을 졸였지만 시즌 들어 6명의 선수가 모두 다 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지윤의 볼배급이 좋았고 이소영이 어려운 볼을 잘 처리해줬다"고 평가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큰 기업은행을 격파할 비책도 확인했다. “상대 삼각편대 가운데 한 명이라도 멈추게 하면 백중세로 갈 수 있겠다. 우리는 디그 리시브가 약하기 때문에 블로킹에 승패를 걸 수밖에 없다”고 했다.

3월2일 인천 흥국생명전까지 자력우승을 기다려야 하는 이정철 감독은 “선수들이 숙제를 남겨뒀다. 이전까지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과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선수들과 스태프에게 긴장감을 주고 교훈을 안긴 것에 만족한다. 쓴 보약이 됐다. 상대의 서브가 강했고 우리는 경기 불안으로 서브가 약해졌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다음 경기 준비 잘 하겠다”고 말했다.

평택|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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