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고액 연봉자 대거 등장, 그래도 최저연봉은 5년째 2400만원

입력 2014-0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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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연봉자 대거 등장에 평균치는 올라
선수들 체감 연봉은 동결 ‘부익부 빈익빈’

KIA 선동열 감독은 종종 자비로 고가의 배트를 구입해 선수들에게 선물한다. 2011년 선 감독은 KIA 사령탑에 취임한 직후 먼저 연습배트부터 공수해왔다. 일본프로야구 스타급 선수들이 쓰는 고가의 배트였다. 어떻게 나눠줄까 고민하던 선 감독은 덕아웃에 놓여있는 몇 개의 배트 가방을 직접 열어봤다. 선 감독은 “아이고, 역시 연봉이 적은 젊은 선수들은 배트도 몇 개 없네. 이건? 역시 연봉이 높으니까 풍족하네”라며 이리저리 살폈다. 그리고 며칠 뒤 선수단 전체에 골고루 나눠줄 수 있는 실전용 배트를 다시 가져왔다.

배트 가방에서도 차이가 크게 나는 프로야구의 부익부빈익빈 현상.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6일 발표한 프로야구 소속선수 현황에 따르면, 2014년 10개 구단에 소속된 선수 총 597명의 평균연봉은 1억639만원이다. 사상 첫 1억원 돌파다.

그러나 통계적인 평균만 올라갔을 뿐 실제 선수들이 체감하는 평균이 올라간 것은 아니다. 50억원, 70억원 계약이 잇달으면서 초고액 연봉자가 대거 등장했지만, 프로야구 연봉 하한선 2400만원은 5년째 동결 상태다.

각 구단 상위 26명의 평균연봉과 선수단 전체 평균연봉의 차는 예상보다 더 컸다. 삼성의 상위연봉 26명은 평균 2억5738만원을 받지만, 전체 62명은 평균 1억4050만원으로 크게 차이가 난다.

물론 구단도 할 말은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최저연봉 선수도 1군 엔트리에 계속 있으면 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수당이 지급되고 있다. 2군 선수들에 대한 음식, 숙소, 의료 등의 해택도 크다”고 말했다. 선수에 대한 복지가 계속 향상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과 2014년을 비교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82년 실업선수들을 프로에 영입하면서 책정된 최저연봉은 1200만원이었다. 김봉연(해태), 박철순(OB) 등 특급 선수는 2400만원이 기준이었다. 그 해 평균연봉은 1215만원이었다. 32년 만에 평균연봉은 775.6% 증가한 반면 최저연봉은 고작 2배 늘어났을 뿐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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