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영혼 '오로라', G프로2 촬영기 (3)

입력 2014-02-28 19: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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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영혼 '오로라', G프로2 촬영기 (1) - http://it.donga.com/17372
신의 영혼 '오로라', G프로2 촬영기 (2) - http://it.donga.com/17403

DAY 3. 2014/02/07

우리 존재 화이팅

아침.
시차증으로 잠을 설쳤고 머리에선 열이 났지만, 어쨌든 깨어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옐로나이프에 온 이후부터는 사소한 모든 것이 행복이었다. 고된 일정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것도, 천 원어치 미니 핫팩도, 아무렇게나 구겨 신던 수면 양말도, 약간 불안하지만 바깥 세상과의 소통을 도와주는 와이파이도, 한국에 있는 지인들의 쉴새 없는 재잘거림도.

셋째 날로 접어들자 일행들 모두 하나같이 초췌했다. 문득, 버벌진트의 ‘우리 존재 화이팅’이 듣고 싶었다.

오로라빌리지의 여름을 상상하다

아침 햇살을 받아 오로라빌리지의 대지가 하얗게 빛났다. 서늘한 눈이 덮인 곳일지라도 햇살에 비치는 반짝임만큼은 제법 따스했다. 놀랍게도, 이 꽁꽁 얼어있는 대지가 여름에는 스르르 녹아 내린단다. 눈이 녹은 대지는 호수로 변한다. 그 때 오로라가 하늘에 나타난다면, 하늘에 뜬 오로라와 호수에 비친 오로라를 합쳐 ‘더블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고. 다만, 오로라를 감상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계절은 겨울이라 이는 쉬이 볼 수 있는 장관은 아니다.



흔들리는 개썰매를 또렷하게 포착하기

옐로나이프에는 오로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 오로라 관측이 힘든 낮에는 주로 스노우 슈잉, 스노우 모빌, 개썰매 등의 겨울 레저를 즐긴다. 스노우 슈잉은 자작나무로 만든 신발인 ‘스노우 슈’를 신고 숲 속을 산책하는 것이다. 스노우 모빌은 레저용 바이크를 타고 눈밭을 달리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단연 개썰매다. 20세기까지만 하더라도 개썰매는 교통수단이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며 다양한 교통수단이 등장하자, 개썰매는 일종의 스포츠로 진화했다. 현재 개썰매는 극지방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놀이문화다. 오로라빌리지에 방문하면 개썰매를 직접 즐길 수 있다.



이날 낮에는 두 작가님들이 직접 개썰매를 타고 동영상과 사진을 촬영하는 일정이 있었다. 이는 G프로2의 OIS 카메라 플러스 및 UHD 레코딩 기능을 시험하기 위함이다.

두 작가님들이 카메라를 고정하는 동안, 썰매견들은 얼른 달려나가겠다고 컹컹 짖으며 줄을 당기고 발을 굴러댔다. 썰매견이라 그런지 달리고 싶은 욕구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 생김새는 늑대를 닮았지만, 눈밭에서 뒹구는 모습은 꽤나 귀여웠다.



“출발!”

필자도 둘째 날 개썰매를 타 보았지만 속도가 꽤 빨랐다. 개들이 달리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은데다 땅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썰매가 계속해서 흔들렸다. 즉, 개썰매를 타고 또렷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얻기란 좀 까다롭다. 이를 G프로2로 잘 포착할 수 있을까? 결과물은 아래의 동영상으로 소개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vgTcxATqYG8)

우선 흔들림이 적었다. 물론 권 작가님은 삼각대를 이용했지만, 삼각대를 썼다고 아예 흔들리지 않을 수는 없다. 게다가 동영상의 흔들림은 PC 화면에서 볼 때 여실히 드러난다. 동영상을 감상하면 OIS 카메라 플러스의 흔들림 보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리라.

스마트폰으로 UHD급 동영상(3,840 X 2,160)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것도 만족스럽다. 소중한 순간을 좀 더 생생한 영상미로 촬영하고 간직할 수 있다. 스마트폰 동영상 화질이 떨어진다는 건, 이제 정말 옛말이다. (http://www.youtube.com/watch?v=st8danuYiM8)

추위도 공포가 된다

영하 31도. 난생 처음, 추위가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날씨가 추운 나머지 별별 사건이 일어났다.

1) 렌터카의 파워핸들 기능이 실종됐다. 파워핸들에 있는 유동액이 얼어서 터져버린 것. 렌터카 회사 측에 따르면, 이는 매우 흔한 일이라고 한다. 옐로나이프 자동차에는 모두 파워 연결부가 있는데, 파워를 연결해 유동액이 얼지 않도록 해야 한다.

2) 티피 안에서 난로에 몸을 쬐며 졸고 있었는데 갑자기 “퍽!” 소리가 났다. 난로가 터진 줄 알고 기겁을 했는데, 알고 보니 옆에 두었던 탄산음료가 터졌다. 날씨가 춥다 보니 음료수가 얼어서 부피가 커져 터져 나온 것이었다.


3) 감기약을 먹으려고 물병 뚜껑을 열었더니 갑자기 얼음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심지어 티피 안이었다) 아무래도 겨울왕국에서 엘사가 왔나 보다.

4) 뜨거운 물을 종이컵에 담아 바깥에 뿌렸더니 눈이 되었다.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 ‘서로서로’. 상대방의 얼굴에 달라붙은 성에를 촬영하거나, 굳어서 잠기지 않는 지퍼를 올려주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비행기에서 만난 남자의 정체

옐로나이프에서 감기에 걸리는 일은 없다. 기온이 너무 낮아 바이러스가 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에서 독감에 걸린 채 왔을 경우에는 감기 증세가 심해질 수도 있다. 콜록콜록 소리를 내자 두건과 모자로 둘러싸 알아보기 힘든 누군가가 말했다.

“어제 술을 너무 조금 드셔서 그래요”
“소주에 고춧가루 타서 원샷 했으면 금방 나았을 텐데(웃음) 괜찮으세요?”


기침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사이, 말을 걸었던 남자는 티피 밖으로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자 일행 중 한 명이 물었다.

“보셨어요? 연예인”
“연예인이요?”
“아까 그 분, 신화 김동완 씨잖아요”

맙소사, 필자가 첫째 날 옐로나이프 비행기에서 보았던 미남의 정체는 신화 김동완 씨였다. 그 때는 ‘닮았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닮은 사람이 아니라 진짜였던 것. 우연의 일치였다. 공교롭게도 그와는 밴쿠버에 돌아가는 비행기 시간마저 일치했다. 현장에서 그를 다시 만나기는 어려웠지만, 2월 9일 옐로나이프 공항에서 마주칠 수 있었다. 2월 9일의 단독 팬미팅(?) 현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그는 권오철 작가님의 저서 ‘신의 영혼 오로라’를 읽고 옐로나이프에 왔다. 현장을 찾았는데 우연히 권 작가님이 있었다는 소식에 매우 놀랐고, 두 사람은 만났다. 그는 권 작가님과의 대화 끝에 이번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필자가 권 작가님을 인터뷰하는 만큼, 이미 필자의 존재도 알고 있었다. 내가 미처 몰랐던 거였구나! 얼굴이 화끈거렸다.

마치 동네 오빠처럼 친근했던 그는, 오로라 여행기를 동영상으로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겨울왕국’의 OST(Let it go)를 배경음악으로 쓰고 싶다고 하더니 정말로 그랬다. 김동완 씨가 유튜브에 올린 오로라 관련 동영상은 다음과 같다. (http://youtu.be/8VlnjcSTxGI)

이것이 G프로2로 찍은 오로라

오로라 촬영기는 2부 기사에서 자세히 설명했으니, 이날의 오로라는 사진으로 대신 설명한다. 백문이 불여일견, 작가님들이 G프로2로 찍은 오로라 사진들을 공개한다.







글 / 캐나다 옐로나이프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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