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외국인선수 연이은 부상, 프로야구 변수 되나?

입력 2014-03-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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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국인투수 마틴, 햄스트링 부상으로 2개월 공백 불가피
한화 엘버스와 피에, 넥센 로티노도 캠프 도중 부상 소식
전력평준화 속 용병 농사가 올 시즌 판도 좌우할 변수


스프링캠프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선수들의 부상 소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부터 각 팀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1명씩 늘면서 용병 농사의 성패에 따라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선수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다면 그만큼 고전할 수밖에 없다. 시즌 전망이 어려울 정도로 각 팀의 전력이 평준화된 상황이어서 외국인선수의 부상은 프로야구 판도를 좌우할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외국인선수 부상 덫에 걸린 삼성과 LG

27일 삼성 새 외국인투수 제이디 마틴은 러닝훈련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를 다쳤다. 전치 4주 진단을 받았지만, 재활 후 몸을 다시 만들고 구위를 끌어올리는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1군 마운드에 서기까지 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해 외국인선수 덕을 보지 못했던 삼성이기에 가슴이 답답하다. 지난해 아네우리 로드리게스(3승5패)는 부진과 부상으로 시즌 중반 퇴출됐고, 대체 외국인선수 에스마일린 카리대는 한술 더 떠 3경기(선발 1경기)에만 등판해 2.1이닝 7실점(방어율 27.00)을 기록한 뒤 부상으로 드러누웠다.

물론 마틴이 빠진다고 해도 당장 선발로테이션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윤성환, 배영수, 장원삼, 밴덴헐크에다 차우찬을 선발진에 포함시키면 된다. 그러나 마무리 오승환(한신)과 선발 마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투수들을 뒤로 빼고, 앞으로 끌어다 써야 하는 상황이라 불펜의 힘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삼성으로선 ‘용병 잔혹사’를 씻어줄 것으로 기대했던 마틴이 삼성트레이닝센터(STC)부터 견학하게 됐으니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에 앞서 LG는 1월 스프링캠프를 시작하자마자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에이스 노릇을 해줘야 할 레다메스 리즈가 오른쪽 무릎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체 외국인투수를 물색하고 있지만 새롭게 영입하더라도 검증된 리즈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 스프링캠프의 불청객, 부상

다른 구단들도 외국인선수의 부상 소식은 달갑지 않다. 넥센 외국인타자 비니 로티노는 25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베이스러닝 도중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다. 부상이 심하지는 않아 일주일 정도 안정을 취하면 회복될 것으로 보지만, 사실상 이대로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한 상황이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재발 위험성이 높은 햄스트링이어서 시범경기에서도 조심스럽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개막을 앞두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한화도 외국인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찜찜하다.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투수 앤드류 앨버스는 허리 근육통으로 피칭을 중단했고,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외야수로 평가받고 있는 펠리스 피에는 왼쪽 엄지손가락 통증으로 방망이를 잡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들도 심각한 부상은 아니어서 조만간 훈련을 재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투수의 허리와 타자의 손가락 역시 시즌 중에 부상이 도질 수 있는 부위라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 넥센은 전력 구조상 로티노에 대한 의존도가 크지 않지만, 한화는 외국인선수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하면 호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이들의 부상 소식에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

스프링캠프가 끝이 아니다. 시범경기에서도 부상은 피해야 할 가장 큰 적이다. 특히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시범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면 팀에 더 악영향을 끼친다. 컨디션을 시즌 개막에 맞췄다가 사소한 부상이라도 당하면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2011년 LG가 야심 차게 영입한 에드가 곤잘레스는 시범경기 도중 가방 속 물건을 찾다 면도날에 오른손 중지를 살짝 베인 뒤 시즌 개막 후 1승도 건지지 못한 채 6패만 기록하고는 보따리를 쌌다. 메이저리그 출신인 그가 퇴출되자 한참 구위를 끌어올려야 할 시점에 부상으로 공을 잡지 못한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제 다음주말이면 프로야구도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시범경기 개막은 곧 시즌 개막이 머지않았다는 시그널이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때다. 부상은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는 불청객이다. 용병 농사의 성패를 가르는 또 하나의 변수는 부상임에 틀림없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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