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선택 앞두고 자살…‘짝’ 도대체 무슨 일이?

입력 2014-03-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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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사진제공|SBS

■ 女출연자 마지막 녹화 앞두고 사망

“너무 힘들다” 애정촌서 유서 발견
“최종선택 부담” 짝카페 잇단 글
제작진은 “불미스러운 일 없었다”


‘대체 애정촌에선 무슨 일이?’

방송 프로그램 제작 도중 출연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났다. SBS ‘짝’에 출연한 전모(29·여)씨가 5일 오전 2시30분께 제주 서귀포 하예동의 한 펜션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씨는 ‘짝’에 출연해 마지막 녹화를 앞두고 있었다. 이날 오후 현재 경찰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인 가운데 사건의 배경 등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 마지막 촬영 앞두고 돌연…

사건을 수사 중인 제주 서귀포경찰서 측은 이날 오후 스포츠동아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전 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었고, 현장에서 일기 형태로 쓴 메모가 발견된 점에 미뤄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사망 전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고,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부모님께 미안하다. 너무 힘들어서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썼다. 경찰은 제작진, 동료 출연진 등을 상대로 한 조사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

앞서 ‘짝’ 제작진은 전 씨를 비롯해 다른 출연자들과 함께 지난달 27일부터 현지에서 촬영을 진행해왔다. 전 씨는 숨지기 전날인 4일 밤까지도 촬영에 임했다.


● ‘짝짓기’ 프로그램, 엄청난 부담감?

출연지원서도 직접 작성하고, ‘짝짓기’ 프로그램 특성에 대해 동의하며 출연한 전 씨는 왜 ‘최종 선택’의 마지막 촬영을 앞두고 극단적인 길을 가야 했을까. 일주일가량 이어져 온 촬영 기간에 합숙소에서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에 대해 제작진은 “촬영과정에서 강압이나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많은 출연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상대와 짝이 이루어지지 않고, 또 다른 상대에게도 선택받지 못하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고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앞서 방송에 참가한 출연자들은 ‘짝’ 팬카페를 통해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모든 출연자들이 알겠지만, 최종 선택일이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온다”며 출연자들이 느끼는 심경을 대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부담감이 전 씨의 행위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 프로그램 폐지 여론 확산

전 씨의 사망 소식에 각종 인터넷과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는 폐지 여부를 둘러싼 시청자의 찬반 논란이 뜨겁다.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은 “사랑을 지나치게 상업화하고, 경쟁을 유도한다”면서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한다. 존속을 말하는 시청자는 “사건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무엇보다 사태 파악과 수습이 먼저다”면서 “유가족과 출연자들에게 큰 상처를 안겨드려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제작진은 제주도에서 촬영한 분량을 전부 폐기하고 추후 방송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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