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다저스 이적 하렌 “강타자 추신수 피하게 돼 다행”

입력 2014-03-07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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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하렌. 동아닷컴DB

메이저리그 통산 129승을 기록 중인 우완 정통파 투수 댄 하렌(32)이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LA 다저스에 합류했다. 계약 조건은 1년 총액 1000만 달러(한화 약 107억 원).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인 하렌은 200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72번)에서 세인트루이스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고 이후 2년 만인 2003년 6월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간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10패의 성적을 거둔 하렌은 2004년 시즌이 끝난 뒤 오클랜드로 트레이드 됐다. 하지만 이때부터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하렌은 오클랜드 이적 첫 해인 2005년 14승 12패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했고 이후 애리조나-LA 에인절스-워싱턴을 거치는 동안 지난해까지 9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빅리그 정상급 투수로 자신의 명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하렌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00이닝 이상을 투구해 견고성마저 입증했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연속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메이저리그 11년 통산 성적은 129승 111패 평균자책점 3.74.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를 모두 경험한 하렌은 내셔널리그(53승)에 비해 아메리칸리그(76승)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현지 언론은 하렌이 스프링캠프에서의 경쟁을 통해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의 뒤를 잇는 다저스의 4, 5선발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댄 하렌. 동아닷컴DB


동아닷컴은 최근 국내 언론 최초로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에 위치한 다저스 스프링캠프에서 하렌을 만나 단독 인터뷰했다. 올 시즌 다저스에 합류한 소감과 더불어 추신수에 얽힌 추억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하렌과의 일문일답.

-먼저, 다저스로 이적한 소감을 듣고 싶다.

“잘 알겠지만 다저스는 역사와 전통이 깊은 팀이다. 이런 팀의 일원이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다저스는 팀 분위기도 좋아서 적응하는데 어려움도 없었고 아울러 뛰어난 재능을 가진 동료들이 많아 그들과 함께 맞이하게 될 올 시즌이 무척 기대된다.”

-당신은 아메리칸리그에서 더 잘 던졌다. 다저스로 이적해 다시 내셔널리그에서 뛰게 됐는데 혹시 이런 점이 신경 쓰이지 않나?

“정말인가?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다.”

-당신의 아메리칸리그 승수가 내셔널리그에 비해 23승이나 더 많다.

“수치상의 결과는 그럴지 몰라도 나는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를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진정한 야구의 규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셔널리그 승수가 떨어지더라도 그곳에서 올스타에 2번이나 선정되는 등 좋은 기억도 많기 때문에 내셔널리그에서 뛴다고 전혀 문제될 건 없다.”

-다저스는 현재 선발자원이 넘친다. 혹시 올 시즌 어떤 보직을 맡게 될 것인가에 대해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눴나?

“아직 스프링캠프 초반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보직을 결정하기 보다는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선수들이 시즌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 팀은 올해 다른 팀에 비해 빨리 그것도 호주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그래서 예년에 비해 몸도 빨리 만들어야 하고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 정해진 일정에 따라 불펜피칭 등을 소화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느낌도 좋다.”

댄 하렌(왼쪽)과 클레이튼 커쇼. 동아닷컴DB


-해외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는지 궁금하다.

“우리가 왜 해외에서 개막전을 치르는 지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 메이저리그의 세계화를 추진하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 물론 야구 팬들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사실 선수들에게는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은 물론 시차에 적응해야 하는 등 적잖은 어려움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웃으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즐겁게 수행할 생각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가장 큰 비결이라면 그 동안 큰 부상이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오프시즌 동안 체력관리에 중점을 두고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물론 시즌 중에도 늘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하지만 야구선수가 항상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 또한 좋았던 시즌이 있었는가 하면 그에 반해 성적이 나빴던 적도 있다. 하지만 그것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좋은 동료, 코칭스태프와 함께 최선을 다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 그 덕분에 십 년 전 세인트루이스 시절에는 월드시리즈도 경험했다. 그 때의 벅차고 행복했던 기억을 올해 다저스에서 다시 한 번 더 맛보고 싶다.”

-빅리그에서 많은 타자를 상대해봤다. 본인에게 가장 어려운 타자를 꼽자면?

“어려운 타자를 꼽자면 2명이 있다. 먼저, 텍사스의 중심타자인 애드리안 벨트레이다. 그 선수를 상대로 정말 성적이 안 좋았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또렷하게) 추신수(텍사스)다. 내 기억으로는 지난해 추신수에게 홈런 2개를 맞은 것 같다. 추신수는 정말이지 낮게 제구가 잘 된 공도 너무 잘 친다. 추신수가 왜 지난해 신시내티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는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정말 훌륭한 타자이다.”

-하지만 추신수가 텍사스로 이적해 올해부터 아메리칸 리그에서 뛰게 됐다.

“올해부터 추신수와 다른 리그에서 뛰게 돼 앞으로 그를 상대할 일이 없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웃으며) 정말 행복하다.”

댄 하렌. 동아닷컴DB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자면?

“좋은 질문이다. 하지만(웃으며) 어려운 질문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경험이 많아 워낙 다양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빅리그 선수들은 이동거리도 많고 시즌 내 많은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적잖은 스트레스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자면 지난해 뉴욕 양키스 구장에서 경험한 올스타전이다. 나의 부친은 뉴욕에서 자란 뉴욕 양키스의 열렬한 팬이다. 내가 지난 올스타 전에 등판했는데 그 경기를 부친이 보고 정말 좋아했다. 나 역시 그런 부친을 보면서 보람도 있었고 행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억이다.”

-만약 하렌이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평생 야구만 했기 때문에 정말이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질문이다. 하지만 만약 야구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 비행기 조종사(파일럿)가 되었을 것 같다. 어려서부터 비행기 조종은 물론 항공분야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끝으로 한국 야구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먼저, 한국 팬들의 응원과 성원에 감사한다. 특히 류현진이 우리 팀에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한국 팬들이 다저스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 올 시즌 우리 팀이 한국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월드시리즈를 제패했으면 좋겠고 류현진이 한국에 갈 때 그 우승트로피를 가져가 한국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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