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배구 닮은꼴 ‘PO전쟁’…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입력 2014-03-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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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우리카드 강만수 감독-인삼공사 이성희 감독-도로공사 서남원 감독(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스포츠동아DB

■ V리그 남녀 피말리는 3∼4위 레이스

남녀 대한항공-인삼공사 3위싸움서 한발 앞서
4위 우리카드-도로공사 3,4경기씩 남기고 추격

男 승점 5점차…우리카드 3승해야 자력 진출
女 인삼공사, 남은 두경기 1승만 하면 3위 확정

2013∼2014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는 역사상 가장 긴장감 넘치는 시즌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정규리그 종료가 16일이지만 아직까지 봄 배구에 나갈 팀의 얼굴은 확정되지 않았다. 남녀 모두 1,2위는 확정됐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2일 흥국생명을 3-0으로 이기고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GS칼텍스는 4일 인삼공사를 3-1로 이기고 2위를 차지했다. 남자도 디펜딩챔피언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각각 1,2위를 확정했다. 9일 맞대결 결과에 따라 정규리그 우승팀의 얼굴이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제 남은 건 3,4위 싸움이다. 공교롭게도 남녀 3위 대한항공과 인삼공사의 승점은 44점으로 같다. 2경기 남은 것도 같다. 4위 우리카드(승점 39)와 도로공사(36)가 3,4경기씩을 남기고 끈질긴 추격전을 벌이는 것도 같다. 사전에 짜고 만들기도 힘든 기막힌 시나리오다.


●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성사 가능성은

남자는 3∼4위 팀간 승점차가 3이내면 단판의 준플레이오프(PO)가 벌어진다.

대한항공이 2연승을 할 경우 우리카드는 3연승을 해야 봄배구에 나간다. 대한항공이 1승1패를 할 경우 우리카드는 3승 또는 2승1패를 하면 된다.

변수도 있다. 9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벌이는 1위 쟁탈전이다.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를 누르고 1위를 한다면 15일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전력을 다해 이기려고 할 것이다. 우리카드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시나리오다. 삼성화재가 9일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면 현대캐피탈은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우리카드와 마지막 경기에 승점3을 선물해 대한항공과의 준PO가 성사되도록 할 것이다. PO 첫 경기는 21일이다. 준PO는 18일 벌어진다. 운명의 대결에서 진땀을 흘리고 올라오는 팀에 이틀간의 짧은 휴식을 주는 것이 현대캐피탈에는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래서 대한항공은 5일 한국전력 경기가 중요했다. 김종민 감독도 “지금 모든 경기가 다 중요하지만 오늘은 시즌 운명이 달려 있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경기 전 훈련을 하다 허리부상을 당한 비소토가 빠진 덕분에 귀한 승점3을 챙겨서 한시름을 덜었다. 만일 남은 경기에서 대한항공이 2연패를 한다면 우리카드는 훨씬 여유가 있다. 3패를 하지 않는 이상 준PO는 성사된다. 변수는 최근 페이스다. 우리카드는 전반기 12승6패(승점32)를 기록했지만 후반기 들어 부진의 연속이다. 2승7패로 승점7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주전선수들의 체력저하가 눈에 띄고 잔 부상도 많다. 루니가 다른 외국인 선수처럼 결정력이 높지 않은 것도 아쉽다.

대한항공은 전반기 8승10패(승점26)로 부진했다. 주전세터 부재 탓이었다. 후반기 강민웅을 영입한 뒤 6승4패를 마크하며 승점18을 추가했다. 우리카드보다는 상승세다.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있던 5위 LIG손해보험(11승17패 승점34)은 5일 대한항공이 한국전력을 3-0으로 이기는 순간 봄 배구 진출이 좌절됐다.


● 여자부 플레이오프 진출 팀은

3위 인삼공사는 여유가 있다. 도로공사와의 맞대결에서 3-0 혹은 3-1로 이기면 확정이다. 대신 상대가 만만치 않다. 먼저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한 1위 기업은행의 벽을 넘어야 한다. 그것이 안 되면 13일 대전에서 도로공사와 맞대결을 통해 티켓을 확정해야 한다. 이성희 감독은 “이왕이면 13일 확정하는 것이 모양도 좋다”며 마지막 대결까지 계산에 넣고 있다.

4위 도로공사는 외나무다리 대결의 연속이다. 한 번이라도 삐끗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우선은 기업은행이 인삼공사를 잡아주기를 바라야 한다. 그리고 맞대결에서 이겨야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둘 수 있다. 고비는 8일 GS칼텍스전이다. 2위를 확정한 GS가 느슨하게 경기를 할 수도 있지만 변수가 있다. 평택 홈에서 벌어지는 마지막 시즌 경기다. 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이선구 감독 성격상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판단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는 자력으로 고비를 넘겨야 한다. 11일 흥국생명에 이어 13일 인삼공사와 운명의 대결을 이기면 16일 이미 PO탈락이 확정된 현대건설이 기다린다.

후반기 두 팀의 페이스는 인삼공사가 앞선다. 전반기 7승19패 승점25를 기록했던 인삼공사는 6승5패 승점19를 추가했다. 도로공사는 8승10패로 승점24로 시작해 후반기 4승4패 승점12를 추가했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에도 마지막까지 현대건설을 추격하다 PO티켓을 놓쳤다. 이번에는 마지막에 울지 않겠다는 각오다. 인삼공사는 PO진출이 확정될 경우 선수들에게 줄 3000만원의 보너스와 핸드백 등 선물도 준비했다. 누가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될까 궁금하다.

한편 위의 예상은 모두 승리 팀이 3-0 혹은 3-1로 이기는 경우를 가상한 수치다. 만일 3-2로 이기거나 질 경우 변수는 더 많아진다. 승점이 2점, 1점으로 나뉘기 때문에 경우의 수가 무궁무진해진다. 승점제가 주는 묘미다. 참고로 V리그 운영요강에 따르면 순위결정 원칙은 ①승점 ②승수 ③세트득실률 ④점수득실률 순이다. 그마저도 같을 경우 동률인 팀간의 최근 승자 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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