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획] 잊지못할 그 노래, 엽기적인 그녀의 ‘I Believe’

입력 2014-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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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T는 시청자에게 추억을 안기고, 가수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줬지만, 때론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심은경이 출연한 영화 ‘수상한 그녀’, 영화 ‘엽기적인 그녀’, 드라마 ‘천국의 계단’, 영화 ‘어린신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는 OST로 울고 웃었던 작품들이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신씨네·SBS·컬처캡미디어

■ 흥행부르는 마법 ‘OST의 힘’|스포츠동아가 추천하는 베스트 5

신승훈 미성과 전지현 애잔한 연기 조화
백지영이 부른 아이리스의 ‘잊지말아요’
이병헌·김태희와 함께 최고 인기 누려


강렬한 인상으로 남은 영화나 드라마 속 한 장면. 그것에 어우러진 배경음악은 또 다른 추억으로 다가온다. 우리의 마음 한 켠에 아련한 추억으로 남은 노래는 무엇일까. 수많은 OST 속에서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훔쳤던 ‘명곡 베스트5’를 소개한다. “그건 아니지!”라며 알려지지 않았던 곡을 떠올려도 좋고,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하면 더 좋다.


1. 이오시프 코브존(Iosif Kobzen)의 ‘백학’(Cranes)

고현정이 긴 머리를 휘날리며 강릉 정동진 앞바다를 거닐 때, 최민수가 ‘나 떨고 있니’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때. 항상 드라마 클라이맥스에 흘러나와 시청자의 애간장을 녹였다. 무려 시청률 65%를 자랑한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 OST ‘백학’. 전쟁에 나가 죽은 병사가 학이 되어 고향 하늘을 떠돈다는 가사다. 당시 러시아 연방의원이자 가수로 인기를 얻은 이오시프 코브존의 곡이다. 그의 목소리와 현악기의 선율이 어우러져 처절한 슬픔을 표현해 여전히 애잔한 선율로 남아 있다.


2. 캐리 앤 론(Carry & ron)의 ‘아이 오 유(I.O.U)’

잔잔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유 빌리브∼’라며 흘러나온 음악을 기억하는가. 황신혜와 유동근이 1996년 주연한 드라마 ‘애인’에 삽입됐다. 두 남녀가 위험한 사랑에 빠져 이룰 수 없는 심정을 표현할 때 흘러나왔다. 당시 유동근이 블루 와이셔츠를 입고 나와 중년의 멋스러움을 자랑하기도 했다. 유동근이 황신혜에게 선물한 머리핀은 ‘황신혜의 머리핀’으로 이름 붙여져 불티나게 팔렸다.


3. 사라본(Sarah vaughan)의 ‘어 러버스 콘체르토’(A lover's concerto)

1997년 영화 ‘접속’의 아련한 사랑 이야기로 더욱 추억을 남겨준 곡. 얼굴도 모르는 두 남녀가 PC통신으로 사랑을 주고받다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울려 퍼지며 관객을 설레게 했다. 극중 전도연이 친구의 연인을 짝사랑하며 허탈한 마음으로 차를 몰아가는 장면에서 등장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페일 블루 아이즈’(Pale blue eyes)도 인기였다. 영화의 흥행과 함께 OST는 당시 67만장이나 팔려나갔다. ‘접속’은 저작권과 저작인접권 사용 승인을 국내 처음으로 받은 영화이기도 하다.


4.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I Believe)

신승훈 특유의 미성이 돋보인 곡. 2001년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전지현의 주제곡으로 흘러나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극중 전지현의 ‘엽기적인 행태’를 보는 것도 재미였지만, 죽은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는 애잔한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또 산 중턱에서 차태현에게 전하는 고백도 인상 깊다. ‘아이 빌리브’의 잔잔한 음악은 몰입을 더욱 높였다. 특히 영화와 함께 OST는 일본과 중국에까지 소개돼 현지 가수들도 리메이크해서 불렀다.


5. 백지영 ‘잊지 말아요’ & ‘그 남자’

백지영에게 ‘OST 퀸’ 타이틀을 달아준 곡들이다. 2009년 드라마 ‘아이리스’의 주제곡 ‘잊지 말아요’는 시청률 40%를 돌파하게 한 요인 중 하나다. 백지영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이병헌과 김태희의 애절하고 절제된 사랑을 잘 표현했다. 당시 백지영은 한 토크프로그램에 나와 “최고의 수입을 벌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듬해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주제곡 ‘그 남자’도 ‘대박’을 냈다. 주인공 현빈이 ‘그 여자’로 가사를 바꿔 부르기도 했다.



● Clip OST란?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riginal Sound Track)의 약자. 영화뿐 아니라 비디오, 애니메이션, TV드라마 등에 나오는 음악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OST는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음악을 말한다. 영화음악은 일반 음악과 달리 CD에 수록될 때 영화에 사용되는 음악뿐 아니라 대사와 바람 소리, 파도 소리 등 많은 효과음도 함께 담긴다. 때문에 음악 트랙이 아니라 사운드 트랙으로 불리게 됐다. 이때 기존곡을 사용하기도 하고 창작곡을 만들기도 한다. 기존곡을 쓸 때는 삽입곡, 창작곡은 스코어라고 한다. ‘BGM’(Background music)은 보통 악기로만 구성된 음악을 지칭하며 OST 범주에 속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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