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박정권. 스포츠동아DB
충수염 수술로 자리를 비웠던 SK 박정권(33)이 1군에 복귀해 13일 시범경기 목동 넥센전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막바지인 2월 25일 현지 병원에서 충수염 수술을 받고 사흘 뒤 먼저 귀국했던 그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1군에 합류하자 모두들 놀라워했다. 이만수 감독은 “본인이 하루라도 빨리 1군에 합류하고 싶어 주초 대구(11∼12일 삼성전)에 내려오겠다는 걸 내가 만류했을 정도다. 그래도 수술인데 무리를 안 시키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주위에서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도 전신마취 수술인데 너무 빨리 올라온 것 아니냐”며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자, 박정권은 “내가 회복력이 빠르다. 문학에서 훈련할 걸 다 했다. 문제없다”며 큰소리를 쳤다. 그러면서 “오키나와 캠프 막판에 훈련을 못했기 때문에 감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며 의욕을 보였다.
입담이 좋은 박정권이 가세하자 SK 덕아웃은 시끌벅적해졌다. 무엇보다 포화상태인 야수진은 미어터지고 있다. 당장 외야수와 1루수가 가능한 박정권이 이날 1루수로 선발출장하면서 연쇄이동이 불가피해졌다. 그 전까지 1루수를 맡았던 김상현은 우익수로 이동했고, 조동화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이날 좌익수 박재상, 중견수 김강민이 들어섰지만 지명타자로 나온 루크 스캇이 좌익수로 들어가면 또 연쇄이동이 발생한다. 여기에 임훈, 한동민, 이명기 안치용 등도 외야 한 자리에 도전장을 던질 만한 후보들이다. 이 감독은 “작년까지는 부상선수가 많아 걱정했는데, 이젠 개막 엔트리 짜기도 힘들어졌다. 누구를 빼야 할지 고민이다. 감독 3년 만에 이런 고민을 하는 건 처음이다”며 웃었다.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