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2014 서울국제마라톤 기자회견이 열렸다. 동아일보 김재명기자 base@donga.com](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4/03/15/61726385.1.jpg)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2014 서울국제마라톤 기자회견이 열렸다. 동아일보 김재명기자 base@donga.com
케냐 출신 남자 선수 2명 훈련 파트너로 영입해 구슬땀
훈련 파트너, 16일 서울국제마라톤에선 페이스메이커
한국기록 도전? “부담감 털고, 즐길 것”
김성은(25·삼성전자)은 한국 여자마라톤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다른 여자선수들과 실력 차이가 커서, 남자선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린 적도 있을 정도다. 삼성전자 김용복 코치는 “아무래도 여자선수들과 훈련을 하면, 성과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육상단 관계자는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남자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한 것에 빗대어 “김성은은 마라톤계의 이상화”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얘길 던지기도 했다.
김성은은 2013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27분20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1997년 권은주가 세운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에 근접했다. 16일 2014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5회 동아마라톤대회를 앞두고는 한국기록 경신을 목표로 삼았다. 대회 준비 과정도 기존과는 차이가 있었다. 2명의 케냐 출신 남자선수들을 파트너로 영입해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이는 동아일보사와 삼성전자 육상단이 합작한 프로젝트였다. 이들은 16일 레이스에서 김성은의 페이스메이커로도 출전한다. 김용복 코치는 “2명의 파트너 모두 하프마라톤에서 1시간2분대의 기록을 갖고 있는 준수한 실력의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스 도중에는 선수와 페이스메이커 사이에 소통이 필요한 상황도 발생한다. 페이스메이커의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늦다면, 이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2명의 케냐 남자선수들은 이미 훈련 기간 중에 김성은에 대한 파악을 마쳤다. 14일 서울 방이동 올림핌파크텔에서 열린 주요 출전선수 기자회견에서 김성은은 “영어가 짧아서 많은 얘길 나누진 못했지만, 2월초부터 함께 훈련하다보니 내 패턴을 잘 맞춰줄 수 있게 됐다. 눈짓이나 감각으로 충분히 소통이 가능하다. 좋은 기록이 나오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변수는 심리적인 부담감이다. 주변의 큰 기대는 한때 마음의 짐이 됐다. 김성은은 “동계훈련에 들어가면서 한국기록을 목표로 삼았지만, 부담감 때문에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삼성전자 황규훈 감독과 김용복 코치는 “기록에 집착하기보다는 이 과정을 즐기자”며 김성은의 처진 어깨를 토닥였다. 컨디션은 다시 살아났다. 김성은은 “감독, 코치님께서 큰 도움을 주셨다. 이번 대회에선 기록에 대해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힘든 순간을 극복하는 과정을 즐기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