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 푸어 수석 “서울국제마라톤 운영 노하우 배우러 왔다”

입력 2014-03-1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베리 푸어 수석. 사진제공|푸어 수석

베리 푸어 수석. 사진제공|푸어 수석

■ 세이셸공화국 외교수석 배리 푸어 씨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손님 풀코스 완주
자국 ‘에코힐링마라톤’에 기법 도입 계획


“정말 멋진 레이스였다.”

마스터스 풀코스를 완주한 배리 푸어 세이셸공화국 외교 수석(50·사진)의 얼굴은 무척 밝았다. 왼발 족저근막염 탓에 통증을 느껴 힘든 레이스를 펼쳤지만 봄기운이 완연한 서울 도심을 달리는 기분이 너무 좋았단다.

“사실 30km를 지나면서 힘들었다. 걷다시피 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서울에 처음 왔는데 중도에 그만둬서 되겠는가. 이승숙 씨(51) 등 페이스메이커를 해준 한국 친구들의 도움으로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 청계천과 한강을 지나 왔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푸어 수석은 서울국제마라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완주했다.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세이셸공화국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지상낙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의 왕세자를 비롯해 세계적인 부호들이 즐겨 찾는다. 이런 세이셸도 2008년부터 국가차원에서 에코힐링마라톤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자연을 벗 삼고 사는 나라라 비만이 없었는데 햄버거와 피자 등 고 칼로리 외국 음식이 들어오면서 살찐 사람이 늘었다. 그래서 마라톤여행사를 하던 정동창 세이셸공화국 명예총영사(54)의 도움을 받아 대회를 만들었다. 처음에 300여명이던 참가자가 올 2월엔 1700여명으로 늘 정도로 마라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2월 에코힐링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5시간 만에 완주한 푸어 수석은 “세계적인 대회로 평가 받는 서울국제마라톤의 운영을 배워 세이셸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4시간45분57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운 그는 “마스터스마라토너들의 기록을 재는 칩을 당장 도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이셸에는 기록 재는 시스템이 없어 초시계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기록을 불러주고 있단다. 푸어 수석은 “내가 서울국제마라톤을 완주한 첫 세이셸 국민이다. 내 완주는 곧 세이셸 국민의 완주다. 한국과 세이셸의 관계가 더 돈독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동아일보 기자 yjong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