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늘 챙겨주신 감독님, 늘 응원해준 언니”

입력 2014-03-1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우리은행 박혜진이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우리은행 박혜진이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우리은행 박혜진을 생애 첫 MVP로 만든 사람들

4년간 꼴찌만 하다보니 져도 화도 안나
감독님 오시고 혹독한 훈련에 매일 울어
그래도 동료들에게 날 챙겨달라고 말씀

늘 동생 먼저 생각해준 언니도 고마워

우리은행 박혜진(24)이 생애 처음으로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해진은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리는 한편 MVP의 영예까지 안았다. 박혜진은 올 정규리그 전 경기(35게임)에 출전해 평균 12.6점(6위), 3.7어시스트(7위), 4.9리바운드(공동 12위) 등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45연속 자유투 성공이라는 신기록도 세웠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도 “우리 팀이 우승하는 데 (박)혜진이의 공이 컸다”며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잘 성장해주고 있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박혜진의 농구인생이 처음부터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됐고 그 시즌 신인상을 받았지만, 만년 꼴찌팀에 머물던 유망주에 불과했다. 버팀목 같았던 두 사람이 없었다면 박혜진의 성장도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 위성우 감독

박혜진은 “고등학교 때는 우승만 하는 팀에 있었고 경기를 하면 당연히 이기는 줄만 알았다”며 “프로에 와서 4년간 꼴찌만 하다보니 어느 순간 경기에 져도 화도 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코트에서 실수를 해도 창피하다고 생각 안 했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녀를 위성위 감독이 180도로 바꿨다. 위 감독은 선수들에게 훈련을 많이 시키기로 유명하다. 박혜진에게는 더욱 혹독했다. “감독님이 팀에 오시고 하루도 안 운 적이 없다”고 실토할 정도로 모질었다. 그러나 그 엄격함이 제자에게는 약으로 작용했다. 박혜진은 나날이 성장을 거듭했고, 2시즌 연속 베스트 5에 선정된 데 이어 MVP까지 거머쥐었다. 박혜진은 “위 감독님이 오시면서 운동하는 자세나 경기에 임하는 마인드가 달라졌다”며 “지금도 엄하고 칭찬도 잘 안 해주시지만 항상 뒤에서 챙겨주셨다. 지난해에도 앞에서는 혼내시고는 늘 다른 선수들에게 ‘혜진이를 잘 챙겨주라’고 말씀하신 걸 안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 가족 그리고 언니



박혜진에게는 같은 농구선수 언니가 있다. 박언주다. 한때 여자프로농구 최초로 자매선수가 함께 한 팀(우리은행)에서 뛰었지만, 프리에이전트(FA) 협상이 결렬되면서 끝내 무적선수 신분이 됐다. 박혜진은 MVP 수상 후 “가족 얘기는 쑥스러워서 잘 못 하는데 이번에는 꼭 하고 싶다”며 “아빠는 어릴 때부터 농구장을 빠지지 않고 왔을 정도로 열성적으로 뒷바라지를 해주셨고, 엄마는 맛있는 것도 해주고 항상 신경도 많이 써주셨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평소 각별한 사이인 언니 박언주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박혜진은 “보통 언니라도 동생이 일이 잘 풀리면 시기를 하거나 할 수 있는데 언니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며 “항상 동생을 먼저 생각해주고 응원해줘서 고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