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 동아닷컴DB
매팅리 감독 “선발진 부상…투구수 조절”
류현진 보호 차원 교체…팀 내 위상 방증
LA 다저스 류현진(27)이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잘 던지던 도중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가 적어 완봉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왜 브라이언 윌슨에게 바통을 넘겼을까.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전에 선발 등판했다. 부담이 컸다. 23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렸던 2014시즌 개막 2번째 경기에서 주루플레이를 하다 발톱 부상을 당했고, 부상자 명단에 오른 클레이튼 커쇼 대신 본토 개막전 1선발로 나서야했다. 실제 1회 1사 만루, 2회 무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곧 안정감을 찾았다. 16연속 타자를 범퇴로 처리하는 위력을 발휘했고, 7회 1사 1루서 1루수 병살타로 이닝을 매조지했다. 1회에만 21개의 공을 던졌지만 이후 경제적인 피칭으로 빠르게 이닝을 소화해나갔다.
7이닝 동안 류현진이 던진 공은 88개에 불과했다. 투구수만 보면 9회까지도 던질 수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7회를 마치고 윌슨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는 악수가 됐다. 윌슨이 8회 3실점하며 선발투수의 승리를 날렸다.
왜 그랬을까. 돈 매팅리 감독(사진)의 오판이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류현진의 강판은 매팅리 감독의 선택이 아닌 류현진이 요청이었다. 매팅리 감독은 7회가 끝난 뒤 “류현진이 ‘조금 지쳤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구속도 경기 초반보다 시속 2∼3km가 줄었다. 이뿐 아니다. 매팅리 감독은 “커쇼와 잭 크레인키 등 선발진이 부상을 당했다”며 “류현진의 시즌 두 번째 등판을 고려해서 투구수를 조절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의 시즌 세 번째 등판은 5일부터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개막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몸 상태를 지켜보고 5일에 등판시킬지, 아니면 6일 마운드에 올릴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팀의 1승보다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하고 있는 류현진을 최대한 보호하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특별보호명단에 있었던 ‘괴물’은 빅리그에 진출한 지 불과 1년 만에 팀의 보호 선수 1순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