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나주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요즘엔 선 크림도 안 발라요.”
SK 내야수 나주환(30·사진)은 넉살 좋게 웃었다. 그는 3일 잠실 LG전에 앞서 “전에는 꿈도 못 꿨는데 동네에서도 그냥 대충 입고 다닌다”고 최근 변화상을 들려줬다. 웬만한 사람들이 알만한 준 공인. 옷차림은 안중에도 없다. 야구장에선 그저 하염없이 땀을 흘린다.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야구장에서 선크림은 요즘 선수들의 ‘it 아이템’이다. 더욱이 소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총각 선수라면.
사소한 것들을 내려놓으니 야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변화의 원동력은 역시 가족이다. 나주환은 작년 12월 유은희 씨와 화촉을 밝혔다. 군 문제 등으로 결혼이 늦어졌다. 갓 돌을 넘긴 딸 채빈 양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책임감이 생기면서 더욱 집중력이 생겼다. 강한 끈기에다가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시즌 초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1일 LG전에선 4타수 3안타를 때리며 5타점을 쓸어 담았다. 도루도 2개나 기록하며 발야구도 물이 올랐다. 정근우(한화)의 이적 공백으로 생긴 주전 2루수를 꿰차며 공수주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구단에서도 “정근우를 잊었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누군가 곁에 있다는 게 이렇게 좋고 편안한지 몰랐다. 더욱 책임감이 솟구친다”며 웃었다.
잠실|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