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실력 보여주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

입력 2014-04-1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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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박은선이 4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5월 베트남에서 열리는 2014 AFC 여자아시안컵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포함된 박은선은 한국여자축구의 내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출전권 확보에 앞장선다. 스포츠동아DB

■ 박은선 여자아시안컵 대표 발탁 감격

WK리그 활약 앞세워 4년만에 태극마크
5위 안에 들면 내년 8월 월드컵 출전권
“한때 포기할까 생각…다시 마음 다잡아
우승해서 마지막 월드컵 무대 서고싶다”


여자축구선수 박은선(28·서울시청)이 4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박은선이 속한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베트남 여자아시안컵에 나설 대표팀 최종 명단(23명)을 발표했다.

2010년 4월 아시안컵 대비 소집훈련을 끝으로 한참 동안 여자대표팀에서 제외됐던 박은선의 마지막 A매치는 2005년 8월 6일 대구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일본전이었다. 박은선은 A매치 20경기에서 11골을 기록 중이다. 여자대표팀 윤덕여 감독은 “철저히 경기력에만 초점을 뒀다. 컨디션과 몸 상태, 마음의 준비도 잘돼 있다는 판단이 섰다”고 박은선의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박은선은 올 시즌 여자실업축구 WK리그 6경기에서 7골을 몰아치고 있다.

22일 파주NFC에서 소집될 여자대표팀은 베트남여자대표팀과 비공개 연습경기를 치르는 등 일정 기간 출전채비를 갖춘 뒤 대회 개막 사흘 전인 5월 11일 격전지인 베트남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중국, 태국, 미얀마와 대회 예선 B조에 속한 한국은 5위 이내의 성적을 거둬야 내년 8월 열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다. 다음은 박은선과의 일문일답.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감회가 정말 새롭다. 대표팀에 꼭 합류하고 싶었다. 앞서 예비엔트리 50인에 포함됐다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만 해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소속 팀에선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오늘(15일) 대표팀 발탁 공문이 팀에 도착했다. 요즘 마음이 좀 복잡했다. 우리 (서정호) 감독님께서 어려운 상황(경기 중 무단이탈)에 처해 걱정이 많았는데, 오히려 ‘잘 뛰고 오라’고 격려해주셨다. 그간 날 걱정하고 위로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힘든 시간이었다. 솔직히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해외 진출을 생각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였다. 다시 마음을 굳게 먹고 뛰고 있다. 제대로 뛰고 실력을 보이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페이스가 좋았다.

“그래도 완전히 몸이 좋은 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100% 상태는 아니다. 종아리를 계속 치료하고 있다. 다만 뛰는 데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경기 중 한두 번씩은 꼭 찬스가 온다. 모두 살리지는 못해도 최대한 확률 게임에서 이기려 한다.”


-9년 만의 A매치는 어떤 의미일까.

“내가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해서 당장 주전 자리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똑같은 입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대표팀에 출중한 실력을 가진 후배들이 많다. 오히려 내가 부족하다. 열심히 배우고, 나름의 노하우도 동료들과 공유하겠다.”


-이제 대표팀에 후배들이 훨씬 많아졌다.

“그만큼 책임감이 커졌다는 걸 의미한다. 어깨도 무겁다. 제대로 싸워서 제대로 이겼으면 한다. 한국의 월드컵 진출뿐 아니라, 대회 우승까지도 노리겠다.”


-어쩌면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다.

“나이로 볼 때 캐나다 여자월드컵이 정말 마지막 기회다. 생애 첫 월드컵이었던 2003년 미국대회를 너무 허무하게 끝냈다. 힘도 못 쓰고 3전패를 당했다. 이젠 그럴 것 같지 않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제대로 본때를 보여주고 싶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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