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중 마운드로 달려간 피에의 황당한 변명

입력 2014-04-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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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피에.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투수 조언 위해…금지 규정 몰랐다”
구심 경기 방해 주의에 상식밖 해명


한화 외국인타자 펠릭스 피에(29·사진)가 동네야구에서도 볼 수 없는 기행을 저질렀다. 피에는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 4회말 무사 1·2루에서 중견수로 수비 중이었다.

KIA 9번 김민우의 타석 때 피에는 갑자기 2루로 달려왔다. 한화 덕아웃은 수비 중이던 야수가 갑자기 내야로 달려오자 혹시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타임을 부르고 통역과 의무 트레이너가 그라운드로 나갔다.

피에는 2루를 지나 마운드로 가다가 통역과 만났다. 그리고 약 10초간 한참을 떠들다가 수비 위치로 돌아갔다. 최수원 구심은 경기진행을 방해했다며 곧장 주의를 줬다. 그러자 피에는 “투수 케일럽 클레이에게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하게 던지라고 말하고 싶었다. 통역에게 투수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규정에 어긋나는 것인지 몰랐다”는 황당한 변명을 했다.

당시 클레이는 6-4로 앞선 상황에서 백용환에게 안타, 브렛 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던 것은 맞다. 그러나 투수를 진정시키는 것은 포수나 투수코치의 몫이다. 하물며 내야수도 아닌 외야수가 투수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운드까지 간다는 것은 상식밖이다.

피에는 규정을 몰랐다고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6시즌 425경기를 뛴 타자다. 트리플 A경기도 489게임을 뛰었다. 그러나 학생야구나 사회인, 아이들의 동네야구에서도 좀처럼 볼 수 없는 괴상한 장면을 연출했다.

본인이 변명을 하고 있어 진심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추측해 본다면 매 이닝 안타를 맞으며 수비시간이 길어져 클레이게 짜증이 났거나 혹은 ‘왜 투수를 다독여 주지 않느냐’는 무언의 항의를 덕아웃 감독과 코치에게 한 것일 수도 있다. 한화는 전날 선발투수 앤드류 앨버스가 투구수 63개로 2실점을 기록하고 있던 6회말 강판되자 마운드에서 ‘더 던지고 싶다’는 어필을 하기도 했었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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