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50G 출전정지 최지만 “내가 징계 받아들인 이유는…”

입력 2014-04-18 09: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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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동아닷컴DB

[동아닷컴]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실시한 금지약물 복용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최지만(23·시애틀)이 결국 5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게 됐다. 징계 시기는 최지만의 요청에 따라 18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됐다.

최지만은 18일 동아닷컴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직도 내가 무슨 약을 복용했기 때문에 양성반응이 나왔는지 모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이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지난 2월 중순에 실시한 소변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한다”며 답답해 했다.

최지만이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올 시즌 개막 직전인 지난달 말. 최지만은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지난 겨울 빅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돼 메이저리그 선수협회를 통해 소명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양성반응 결과를 통보 받은 최지만은 그 동안 선수협회를 통해 자신이 복용중인 영양제와 프로틴 등을 연구소에 보내 성분검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소변검사를 통해 발견된 스테로이드 성분(Methandienone)은 검출되지 않았다.

지난 겨울 한국에서 축농증 수술을 받은 최지만은 당시의 수술기록과 처방전도 연구소에 보냈다. 최지만은 또 한국에서 운전하다 가벼운 접촉사고로 인해 받은 물리치료 기록도 함께 보냈다. 하지만 이 곳에서도 금지약물 성분은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최지만은 “내가 A라는 약을 복용했기 때문에 B라는 금지약물 성분이 나왔다고 명확하게 입증되면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무슨 약을 복용해서 금지약물 성분이 나왔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조건 금지약물 복용자 취급을 받는 것이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선수협회 수석변호사인 데이비드 프로우티(Prouty) 변호사 역시 최지만과 같은 생각이었다. 프로우티 변호사는 18일 동아닷컴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지만의 억울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최지만처럼 극히 미세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되고 무슨 약을 복용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일률적인 잣대로 처벌하는 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최지만. 동아닷컴DB


그는 또 “출전정지 징계가 시작되면 이를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통해 언론에 발표하면서 해당 선수의 간단한 입장을 표명하는데 최지만은 우리가 제시한 문장에 ‘후회스럽다(regret)’와 ‘사과한다(apologize)’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을 보고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 점만 보더라도 최지만이 이번 일에 대해 얼마나 억울해 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최지만은 선수협회를 통해 소명기회를 갖고 이를 토대로 항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50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최지만은 “항소할 경우 약 두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이길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들었다. 그러면 6월 달에 징계가 시작되고 8월 말이나 돼야 팀에 복귀하는데 그럴 경우 올 해 메이저리그 승격이 불가능해 진다”며 “억울하지만 피해갈 수 없는 징계를 일찍 받으면 적어도 시기적으로는 올 시즌 중반 이후 빅리그 승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징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지만은 이어 “메이저리그 선수협회가 나를 대신해 미국 언론에 발표하는 입장표명 내용에는 내가 떳떳한 만큼 ‘사과한다’는 단어를 삭제했지만 나를 응원해 주는 한국 팬들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게 돼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통해 큰 교훈을 얻은 만큼 향후에는 영양제 한 알을 먹더라도 반드시 팀과 상의할 만큼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시애틀 산하 트리플 A에서 시즌을 맞은 최지만은 18일 현재 총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94 1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징계가 시작된 18일부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최지만은 조만간 애리조나에 있는 시애틀 스프링캠프 장소로 이동해 그 곳에서 개인훈련을 소화한 뒤 징계가 풀리는 6월 초에 팀에 복귀하게 된다.

애리조나=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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