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6회’ 김광현과 양현종의 에이스 맞대결

입력 2014-04-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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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KIA 양현종(오른쪽). 스포츠동아DB

SK와 KIA의 맞대결이 열린 18일 문학구장. 이날은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흥행 카드로 관심을 모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동갑내기 좌완투수 SK 김광현(26)과 KIA 양현종(26)이 나란히 선발등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선발 로테이션에 맞춰 나왔고, 나흘을 쉰 SK도 김광현을 선발카드로 꺼내들며 맞불을 놨다.


● 양 팀 사령탑의 자신감

SK 이만수 감독과 KIA 선동열 감독은 팀의 에이스를 굳게 믿었다. 이 감독은 “(김)광현이가 1승2패를 하고 있지만 최고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몇 회까지 막아주면 좋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에이스가 8회까지 막아주면 완벽하다”고 웃었다.

선 감독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빅 매치라고 하면 선수들이 과다하게 신경을 써서 그런지 잘 던진 적이 없는 것 같다. 누가 이길지 모르겠지만 지금 봐서는 (양)현종이가 잘 던질 것 같다”고 제자의 손을 들어줬다. 양현종은 시즌 초반 최고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날 전까지 3차례 선발등판해 2승1패를 거뒀다. 홈런은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고, 자책점이 단 1점(방어율 0.45)에 불과할 정도로 뛰어난 감각이 돋보였다.

속전속결의 투수전이 진행됐다. 5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이때까지 내용적으로는 양현종이 좋았다. 1~2회 선두타자 김강민과 이재원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그게 전부였다. 3~5회 SK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5회까지 2안타 4삼진으로 역투했다. 볼넷은 없었다. 김광현은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삼진을 3개 잡았지만 4안타에 2볼넷을 내줬다. 어쨌든 둘은 무실점으로 한 치의 양보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쳐나갔다.


● 엇갈린 희비

6회 들어 전세가 요동쳤다. 김광현이 6회를 탈 없이 막은 반면 양현종은 크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성현과 김강민에게 연속 안타로 맞은 무사 1·3루 위기. 양현종은 조동화 타석에서 예상치 못한 스퀴즈번트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그동안 씩씩하게 던졌지만 이때부터 마운드에서 침착함을 잃었다. 다음 타자 최정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2사 1·2루서 이재원에게 2타점 3루타를 허용하며 실점이 늘었다. 7회는 더 암담했다. 김강민과 조동화에게 연속 3루타를 허용하면서 3점을 더 내주고 강판됐다. 구원등판한 불펜투수들이 SK타선을 막지 못하며 그의 자책점은 7로 늘었다. 양현종은 지난 3경기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지만 이날만큼은 6.1이닝 7실점(7자책점)으로 뼈아픈 투구를 했다. 시즌 방어율은 0.45에서 2.73으로 치솟았다.

반면 김광현은 7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5삼진 무실점하며 시즌 2승(2패)을 챙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3.57이었던 방어율은 2.55으로 내려갔다.

SK 조웅천 투수코치는 경기 전 “(김)광현이가 몸도 좋고 해서 잘 하려는 마음이 앞선다. 에이스로서 팀이 지면 자신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부담을 갖는데, 올해를 거치면서 정신력이 많이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그리고 김광현은 이날 이 감독과 조 코치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에이스답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김광현은 “볼넷과 선두타자 승부가 아쉽다. 앞으로 단점을 보완하면서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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