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야구와 경마, 관중 늘려야 산다

입력 2014-04-24 12:5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야구와 경마는 여러 면에서 닮았다.

둘 다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중요시하고 분석의 스포츠다. 야구의 ‘좌완투수는 우타자에 약하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라’와 경마의 ‘비 오는 날엔 선행마가 유리하다’ ‘장거리에 강한 OO마 혈통’는 단순한 속설이 아닌 오랜 기간 축적된 통계의 산물이다.

물론 완벽한 분석과 추리가 정확한 승패 예측을 보장해 주진 않는다. 수시로 이변이 연출된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 ‘경마도 인생도 추입!’라는 두 종목을 대표하는 명언에서도 알 수 있듯 기적 같은 역전승이 종종 나온다. 이런 승부의 불확실성이 팬들을 더욱 열광하게 만든다.

이런 특성 때문에 야구와 경마는 여러 가지 비교할 만한 기록들이 있다.

한국 프로야구 최다 연승은 1982년 OB(현 두산) 박철순 투수가 세운 22연승이다. 경마의 경우엔 경주마 ‘미스터파크’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불멸의 17연승을 기록했다. 최고령 승리 기록도 비교할만 하다. 2009년 한화 송진우(은퇴) 선수는 43세 1개월의 나이에 승리투수가 됐다. 경마는 김귀배 기수가 2013년 50세 10개월에 우승을 했다. 김 기수는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어 그의 최고령 승리 기록은 경신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여러 모로 닮은 야구와 경마는 요즘 ‘관중 감소’라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프로야구의 경우 2012년에 751만 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지난해엔 644만명으로 10% 감소했다. 경마는 더 심각하다. 2010년 누적관중 2181만 명을 기록한 후 매년 관중이 줄어들고 있다.

야구든 경마든 관중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그래서 두 종목 모두 흥행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려 각 구단마다 외국인 타자가 경기에 나선다. 홈런 등 다득점 경기를 유도해 ‘재미있는 야구’로 관중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다.

경마의 노력도 주목할 만 하다. 부산경남과 서울 렛츠런파크 간의 맞대결, 한일 교류전, 다양한 이벤트 등으로 시행해왔다. 올해는 경마의 도박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한국마사회가 ‘렛츠런(LetsRun)’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다.

‘닮은꼴’ 야구와 경마의 이런 노력이 떠나간 팬심을 붙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