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프로는 경건하게…개그프로는 기약없어

입력 2014-04-2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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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전면 중단됐던 연예계가 방송가를 시작으로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종석 김명민 차승원 강호동 유인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은 새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사진제공|SBS·아우라미디어·MBC·HB엔터테인먼트

세월호 참사로 전면 중단됐던 연예계가 방송가를 시작으로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종석 김명민 차승원 강호동 유인영(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은 새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사진제공|SBS·아우라미디어·MBC·HB엔터테인먼트

■ 결방 예능프로 조금씩 제자리로

드라마 재개…제작발표회 열기로
국민정서 해칠까 출연진 심적 부담


세월호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온 국민의 간절한 기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연예가에서는 조심스럽게 멈췄던 일들을 재개하면서 조금씩 슬픔을 이겨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1일부터 재개한 드라마를 시작으로 그동안 결방됐던 몇몇 예능프로그램이 이르면 다음 주부터 제자리를 찾아갈 전망이다. 하지만 지상파 3사의 뉴스특보체제는 계속 유지될 예정이다.


● 제작발표회·예능프로그램 일부 재개

“애도에 동참하겠다”며 방송사별로 취소했던 제작발표회는 다음 주부터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한 차례 연기됐던 MBC 새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과 SBS 새 월화드라마 ‘닥터 이방인’은 29일 동시에 제작발표회를 열고, 다음 달 5일부터 나란히 방송을 시작한다.

앞서 제작발표회를 취소했던 KBS 2TV 월화드라마 ‘빅맨’과 SBS 새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홍보행사 없이 각각 28일과 5월7일 첫 방송을 시작한다.

음악프로그램을 포함한 예능프로그램도 조심스럽게 방송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주말인 25∼27일까지는 뉴스특보체제를 유지하면서 유동적으로 일부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KBS 1TV는 27일 오전9시부터 12시간 동안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추모 공연 형식의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다음 주부터는 심야에 방송하는 예능프로그램과 음악프로그램 등이 방송사별로 다시 방송이 시작될 예정이다. 방송사들은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고 전제하면서 “뉴스특보와 병행하면서 정규 프로그램을 점차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 ‘개그콘서트’ 등 공개예능은 상당한 시간 걸릴 듯

모든 프로그램이 정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웃고 떠드는’ 개그프로그램이나 방청객을 동원하는 프로그램인 KBS 2TV ‘불후의 명곡’이나 ‘우리 동네 예체능’ 등은 녹화 분위기가 중요한 만큼 사회적으로 많이 안정됐을 때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램 특성상 최대한 밝은 분위기 속에서 웃음을 이끌어 내야하는 만큼 자연스러운 호응과 박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2010년 ‘천안함 사건’ 때는 KBS 2TV ‘개그콘서트’가 5주 동안 결방됐다.

MBC ‘별바라기’는 스타와 팬들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눈다는 콘셉트에 따라 이미 녹화를 마쳤지만,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은 재편집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KBS 예능국 한 PD는 “나라 전체가 슬픔에 빠진 상태에서 웃음과 위로를 드리는 것이 마땅하지만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시청자마다 웃음에 대한 해석과 의미부여가 다르기 때문에 편성은 물론 방송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 새로 시작하는 차승원·이승기·김명민 등도 ‘난감’

첫 방송을 앞둔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자들도 난감한 상황이다.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차승원은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로 활동을 재개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사고 희생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기부하는 등 애도를 표했지만, ‘포복절도’ ‘로맨틱 코미디’로 설명되는 프로그램 특성상 자칫 국민의 정서를 해칠까하는 걱정 때문이다.

차승원과 함께 출연하는 이승기, ‘별바라기’로 재기를 노리는 강호동, MBC ‘개과천선’으로 컴백하는 김명민 등도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각각 새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안겨주려고 많은 준비를 해왔지만, 전 국민이 비탄에 빠진 세월호 참사 앞에서 상당히 조심스럽게 연기활동에 임하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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