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분 세월호 기부 릴레이, 때 아닌 눈치게임이 시작됐다

입력 2014-04-25 1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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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 이날 발생한 사고는 25일 현재 사망자가 180명에 달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됐다.

이후 일반 시민들은 인터넷과 SNS를 활용한 노란리본달기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은 물론 직접 구호물품과 자원봉사 인력으로 참여하며 실종자 가족을 돕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이에 연예계 역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고 기부금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이런 움직임에 엠블랙 이준, 배우 차승원, 김수현, YG 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 등이 뜻을 모아 기부금을 전달했으며 이같은 소식들은 속속 언론을 통해 전해져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 연예계의 세월호 기부 릴레이가 때 아닌 눈치게임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각 기획사와 유명 연예인들이 세월호 관련 기부를 두고 타 기획사들을 견제하고 있다.


또한 기부액수가 최근 억 단위로 올라가면서 좋은 뜻으로 기부금을 전달하려는 연예인들이 액수에 신경을 써야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대해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국가적인 비극인만큼 기부나 봉사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도와야 한다는 건 모든 기획사나 소속 아티스트들이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문제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누구는 하는데 누구는 안하냐', '어떤 연예인은 이만큼 했는데 이 연예인은 이것 밖에 안했냐'라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기부의 시기와 액수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기부액 때문에 눈치를 본다기 보다 어디에 내야할지 모르기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월호 기부금은 당연히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쓰여야 하는데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 어떻게 쓰이는지가 불투명 하니 믿고 맡길 곳이 없다는 것도 기부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중들의 따가운 눈총에 억지 기부를 하거나 대형 기획사들과 소속 연예인이 자신의 '급'을 자랑하듯 무작정 액수를 올려 기부하는 행위도 자제 되어야 한다. 기부가 과시행위로 변질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부가 경쟁이 되면 본래의 선한 의도가 매몰된다. 세월호 침몰이라는 비극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 이미 기부를 했고, 앞으로 기부를 이어갈 연예인들이 이같은 눈치게임에 휘둘리지 않고 진심 어린 기부를 이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명 기부는 남을 도우려는 긍정적인 행위이다. 또한 경쟁과 눈치게임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해도 연예인들의 기부 릴레이는 권장되어야 마땅하다.다만, 적절한 수위의 경쟁과 올바른 기부방법으로 세월호의 비극을 함께 하겠다는 연예인들의 순수한 의도는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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