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통산 성적은 계속된다?

입력 2014-04-2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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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구단 사표 수리 안해 공식적으로 ‘LG 감독’
김 감독 26일 선수들과 미팅서 작별 못박아


김기태 감독은 떠났지만 김 감독의 통산성적은 여전히 진행 중.

LG 김기태 감독(사진)이 26일 오후 1시쯤 잠실구장에 나타났다. 앞서 25일 짐을 정리해 감독실을 비웠는데 하루 만에 다시 나와서 마지막 미팅을 소집했다. 선수단은 ‘감독님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미팅에 들어갔다. 그러나 김 감독은 “고맙다. 미안하다”는 메시지만 남겼다. 작별인사였다. 코치진, 프런트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도 김 감독은 덕담만 건넸다. 김 감독은 이병규와 이진영, 두 명만 따로 불러 최후의 당부를 남기고 잠실구장을 떠났다.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김 감독 전용의 작은 의자도 LG 덕아웃에서 사라졌다. LG 관계자는 “25일부터 의자를 다른 데로 옮겨 놨다”고 말했다.

이제 LG에서 김 감독의 흔적은 거의 없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아직 LG는 김 감독의 팀이다. 엔트리에 ‘감독 김기태’는 그대로다. 감독대행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조계현 수석코치는 코치로 돼있다.

조 대행은 “나를 대행이 아니라 수석으로 불러달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LG 구단에서는 “실질적으로 하는 일이 감독대행이니 그렇게 기사를 써주시라”고 부탁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7일 “전례가 없는 일이라 난감한데 LG 구단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기에 ‘LG 감독=김기태’로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이 공석 상황에서 어떠한 지휘권도 행사하지 않고 있지만, 조 대행 체제에서 LG의 성적은 전부 김 감독의 성적으로 귀속된다. KBO는 “김응룡 감독의 경우, 2000년 호주 시드니올림픽 당시 국가대표 감독으로 나가있는 동안, 유남호 대행이 해태를 지휘했으나 통산 성적은 김 감독의 것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G는 감독이 다시 돌아올 상황이 아니다. 감독의 사표를 구단이 수리하지 않고 있는 바람에 정작 김 감독은 떠났는데 통산성적은 진행형인 해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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