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선수교체’…수원 벤치 또 밀렸다

입력 2014-04-28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서정원 감독. 스포츠동아DB

후반 배기종 투입땐 서울 수비 이미 5명
로저·조지훈 연달아 투입했지만 역부족
지난 울산전도 미숙한 교체로 승점 날려

추가시간 4분이 흐르고 종료 휘슬이 울렸다. 수원월드컵경기장 전광판은 수원의 0-1 패배를 알리고 있었다. 전통의 명가였던 수원이 패배가 낯설지 않은 팀이 된 것은 이미 오래 전. 그러나 라이벌 서울과의 홈경기만큼은 달랐던 수원이기에 충격은 훨씬 컸다. 더욱이 서울은 23일 베이징 궈안(중국)과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을 치르느라 라이벌전을 준비할 시간도 빠듯했다. 반면 수원은 서울보다 한층 여유가 있었다. 사흘을 준비한 서울이 모든 것을 가져가고, 일주일을 준비한 수원은 모든 것을 놓쳤다.

승리의 원동력이 존재하듯, 패배의 이유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수원 벤치의 선택은 확실히 답답했다. 현장을 찾은 축구인 대부분이 수원의 ‘뒷북 교체’를 꼽았다. 특히 후반 33분 측면 공격수 배기종의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은 후반 초반부터 교체 카드를 적극 활용했지만, 수원은 망설이다 이도저도 아닌 상황을 맞이했다. 후반 32분 서울 에스쿠데로의 결승골이 터졌을 때 서울은 2명을 교체하면서 체력을 안배했지만, 수원은 한 장도 쓰지 않고 있었다. 배기종을 투입했을 때 서울은 수비 숫자를 5명으로 늘리며 골문에 자물쇠를 채웠다. 수원은 로저(후반 41분), 조지훈(후반 46분)을 연달아 투입해 막판 반격을 시도했지만, 2% 부족했다. 특히 86분간 ‘만들어가는’ 축구를 하던 수원은 로저를 투입하면서 과거 ‘뻥 축구’로 회귀해 조급한 팀의 전형을 보여줬다. 경기 후 수원 서정원 감독은 “(배기종 교체) 시점에 측면 날개 서정진의 체력이 급격히 덜어졌다”고 설명했으나 서정진은 후반 중반부터 실수가 잦았다.

사실 수원의 미숙한 선수 교체는 이날만이 아니다. 19일 울산 원정(2-2)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후반 막판까지 2-0으로 앞서던 수원은 실패한 선수 교체로 인해 다 잡은 승점 3을 날렸다. 한 축구인은 “경기 중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과감한 판단은 지도자의 필수요건이다. 실수가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며 수원 벤치의 분발을 촉구했다.

수원|남장현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