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라도 나가게 해주세요” 악바리 민병헌의 투혼

입력 2014-04-2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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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민병헌(49번)이 올 시즌 전 경기 출장을 목표로 쉼 없이 뛰고 있다. 허리통증도 그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스포츠동아DB

허리통증으로 선발 불발…대타 출장 안타
“못 뛸 정도 아냐…전 경기 출장 목표” 의지

“전 경기 출장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두산 민병헌(27)은 26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갑자기 허리통증을 느꼈다. 꾹 참고 훈련을 소화했지만 표정이 좋지 않았다. 웬만해서는 아프다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는 그이지만 “앉아만 있어도 힘들다”며 얼굴을 찡그렸다.

민병헌은 결국 26∼27일 이틀 동안 선발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아쉬움이 컸다. 25일까지 타율 0.352에 2홈런·1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1번타자답게 출루율(0.424)도 높았고, 타고난 파워로 장타(2루타 4개·3루타 2개·장타율 0.549)를 펑펑 때려내며 타점을 쓸어 담고 있었다. 한참 좋을 때 갑자기 찾아온 통증이 반가울 리 없었다.

그러나 민병헌은 2경기 후반 대타로 출장했다. 타석에서 안타를 쳐냈고, 26일에는 수비까지 가담했다. 그가 이토록 이를 악물고 경기에 나선 이유는 올 시즌 세운 ‘전 경기 출장’이라는 목표 때문이었다. 민병헌은 “아팠지만 아예 못 뛸 정도는 아니었다. 코치님들께 ‘뛸 수 있으니 대타라도 나가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다”며 “지금까지 전 경기 출장을 한 번도 못 해봤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꼭 해봐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올 시즌 꼭 이루고 싶은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민병헌은 지난해 주전 우익수로 119경기에 나가 타율 0.319·9홈런·65타점·27도루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생애 첫 타율 3할을 기록한 뒤에도 “한 해 반짝 잘 쳤다고 레벨 있는 선수가 되는 게 아니다”며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스스로에게 더욱더 채찍질을 했다. 올해 어떻게든 경기에 나가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민병헌의 의지를 높이 샀다. 송 감독은 “선수의 의지와 동기부여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물론 아프면 절대 무리시키진 않겠다는 게 나의 원칙이다. 원칙 안에서 (민)병헌의 의견을 수렴하려고 한다”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뜻을 전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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