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세월호 참사 이후 음악프로 첫 재개

입력 2014-05-07 06:5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랑의 힘으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조심스럽게 공개 녹화를 재개한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MC 신동엽(왼쪽 위)의 진행 속에 휘성(오른쪽)이 열창하고 있다. 사진제공|KBS

■ ‘불후의 명곡’ 녹화 현장을 가다

휘성, 택시기사 아버지와 함께 열창
서영은 부부·거미 모녀도 동반 무대


가족이었다. 국민적 슬픔과 아픔을 가장 가까이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 터전, 가족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4주 만에 처음으로 음악프로그램 녹화가 재개됐다.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불후의 명곡). 5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KBS신관 공개홀의 녹화현장은 차분하고 엄숙했다. 출연 가수들은 부모나 배우자와 함께한 무대에서 ‘가족애’와 ‘감동’을 노래했다.

녹화에는 휘성 거미 조성모 서영은 유미 오렌지캬라멜 그리고 SG워너비 출신 김진호 등 모두 7팀(명)이 출연했다. 이날 녹화는 4월16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이후 3주간 중단됐던 음악방송이 다시 시작하는 것을 알리는 것이어서 방송가와 가요계의 관심이 높았다.

‘가정의 달 특집’으로 꾸민 무대에서 출연자들은 부모와 협연을 하거나 가족을 객석에 초대해 노래를 선물하는 형식으로 꾸몄다. 대부분 정장 차림인 이들은 화려한 퍼포먼스나 무대장치 없이 모두 음악에 대한 진정성으로만 경연을 벌였다.

이날 녹화는 여러 화제도 낳았다.

휘성(최휘성)은 30년째 택시운전을 하는 아버지와 무대에 올라 아버지의 애창곡을 함께 불렀다. 아버지 최광복 씨는 아들 못지않은 감성으로 객석의 탄성을 자아냈고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아들이 유명 가수임에도 아직 택시 운전대를 잡고 있는 최 씨는 무대를 내려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출산 이후 3년 만에 방송 무대에 나선 서영은은 UAE 두바이의 한 호텔에서 분수디자이너로 근무하는 남편과 출연했다. 한때 색소폰 연주자로 활약했던 남편 김진오 씨는 서영은이 노래하는 옆에서 색소폰을 불었다. 김 씨는 이날 방송을 위해 휴가를 얻어 2일 입국했고, 주말 돌아간다. 휘성의 아버지와 서영은의 남편은 이날 처음 방송을 경험했다.

거미도 어머니 장숙정 씨와 어머니의 애창곡으로 동반무대를 꾸몄다. 어머니 장 씨는 이미 음반을 낸 현직 가수이기도 하다. 김진호와 오렌지캬랴멜, 유미, 조성모 등 다른 출연자들은 객석에 초대된 부모를 위해 각자의 사연을 가진 노래를 열창했다.

당초 이번 무대는 5월 말로 예정됐지만 참사 이후 재개되는 만큼 앞당겨 녹화를 진행해 추모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했다. 이에 따라 방송일자도 10일로 예정됐다. 이에 앞서 8일 엠넷 ‘엠 카운트다운’과 10일 MBC ‘쇼 음악중심’이 방송되고 11일 SBS ‘인기가요’도 재개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