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Plus] FA 대박 강민호 ‘최다 삼진’ 어쩌나

입력 2014-05-0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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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강민호.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30경기 104타수 40삼진…40% 육박
이순철 해설위원 “심리적 부담 큰 듯”


롯데 강민호(29)를 두고 사람들은 ‘멘탈 갑(甲)’이라고 한다. 역경에 몰려도 늘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민호도 결국 ‘불안한’ 인간이다. 겉으로 표현만 하지 않을 뿐이지, 내면의 초조함과 중압감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 통계로 찍혀 나온다.

8일까지 강민호는 30경기에서 40삼진을 당했다. 전체 1위다. 더 큰 문제는 삼진 비율인데, 104타수 중 40개여서 거의 40%에 육박한다. 7일 사직 두산전에선 개인 1경기 최다인 4연타석 삼진을 당했다.

우투수 상대 타율도 0.117(60타수 7안타)로 이상하리만치 낮다. 만루에서 6타수 무안타 5삼진을 포함해 득점권 타율도 0.125(24타수 3안타)에 머물고 있다. 6개가 터진 홈런도 그나마 4월 26일 SK전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강민호의 삼진 증가에 대해 SBS 이순철 해설위원은 “심리적 문제”라고 단언했다. “강민호의 스윙을 보면 도저히 칠 수 없는 유인구에 풀스윙이 나간다.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리에이전트(FA) 역대 최고 몸값 타자로서 예년과 다른 무언가를 보여줘야 된다는 부담감이 타석에서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롯데가 루이스 히메네스를 영입해 4번타자로 고정시키면서 강민호의 타순은 6∼7번으로 내려갔다. 겉으로 보자면 예년보다 훨씬 부담이 줄어든 상황 같은데 정작 당사자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공격 지표만 놓고 강민호의 가치를 폄하할 순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부산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강민호의 보이지 않는 가치는 수비에 있다. 도루저지율만 놓고 봐도 찍히는 숫자를 넘어 강민호가 마스크를 쓰면 상대 팀이 쉽사리 뛰지를 못한다”고 말했다. 블로킹이나 투수 리드에 있어서도 강민호만한 포수가 흔치 않다.

롯데 김시진 감독이 강민호를 풀타임에 가깝게 출장시키는 것도 초반 순위 싸움에서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6일 백업포수 장성우를 2군으로 내려 강민호 의존도를 더 키웠다. 지금은 강민호를 풀가동해 최대한 승수를 쌓은 뒤, 체력이 떨어질 6월 이후부터 장성우를 불러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장성우가 2군에서 실전 경험을 쌓도록 해준 것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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