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김재호 ‘타점은 타순 순이 아니잖아요’

입력 2014-05-1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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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민병헌-김재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1번타자 민병헌 중심타선 보다 많은 29타점
8번타자 김재호 순도 높은 타점…하위타선 핵


타순에는 각 역할과 의미가 있다. 2번에는 1번타자가 출루했을 때 진루를 시키기 위해 작전수행능력이 좋은 타자, 4번에는 가장 결정력이 있는 타자를 배치하는 식이다. 그러나 올해 두산 민병헌과 김재호는 타순의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민병헌은 1번타자지만 3번타자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김재호 역시 타점을 쓸어 담으며 ‘무서운 8번 타자’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민병헌은 11일까지 출전한 34경기 중 32번을 1번 타순에 섰다. 타율 0.363, 26득점, 출루율 0.406을 기록하며 리드오프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뿐 아니다. 벌써 29타점을 올리며 김현수와 함께 팀내 타점 1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도 5개나 때려내며 호르헤 칸투에 이어 팀내 장타율(0.581) 2위에 올라있다. 1번타자지만 기회가 왔을 때 중심타자 역할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민병헌은 “타점이 많은 건 내가 잘 해서라기보다는 (김)재호 형 덕분이다. 8번 재호 형의 출루율이 높으니까 9번 (정)수빈이가 주자를 득점권으로 진루시켜주니까 1번인 나에게 기회가 많이 오는 것이다”고 공을 돌렸다.

‘8번 타자’ 김재호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타자다. 시즌 타율은 낮지만 벌써 타점이 16개다. 이중 희생플라이 타점이 6개고, 2아웃 이후 타점이 10개나 된다. NC 김경문 감독은 “2사 후 점수는 팀에 플러스요인이 많다. 투수가 2아웃을 잡으면 이닝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상황에서 실점을 하면 의욕이 꺾인다. 즉,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재호의 타점은 팀 공헌도가 매우 높다. 그는 “처음에 8번은 솔직히 ‘버리는’ 타순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하다보니 고정관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2사 후 타석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또 (양)의지가 앞에서 잘 쳐주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타점 기회가 오고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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